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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717)] 밥은 묵고 가야제!

 
 
[책을 읽읍시다 (717)] 밥은 묵고 가야제!
 
류상진 저 | 봄날의책 | 332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이 책은 시골우체부 류상진의 우편배달 풍경화이자, 당대 농촌의 풍속화로 손색이 없다. 이만큼 가까이에서 이만큼 세밀하게, 이만큼 생생하게 당대의 풍경화 내지는 풍속화를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사람과 사물과 풍경을 바라보는 우체부 류상진의 눈이 세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세심함이 이렇게 아름다운 글꽃으로 피어났다. 우체부 류상진이 들려주는 시골 할매, 할배들의 이야기는 서러운 눈물 닦고 먹는 이야기밥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웃는 얼굴로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필요한 일을 척척 처리해주고,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속상한 이야기에 귀기울여주고, 아픈 곳 가려운 곳을 세심히 살펴주는 집배원 류상진은 보성 어르신들에게 가족이나 진배없다.


그래서 무더운 한여름, 다만 몇 분이라도 시원한 그늘에서 쉬고 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도, 나도!” 하면서 당신들의 편지를 집에 갖다주지 말고 자신들 손에 쥐어주라 하신다. 대신, 그 배달 시간 1분, 2분을 모아서 쉬었다 가라 하신다. 고마운 집배원에게 콩을 선물하면서, 다만 한줌이라도 더 주고 싶어서, 물로 씻는 수고를 덜어주고 싶어서, 집배원 류상진의 바쁘다는 하소연에도 아랑곳없이 물로 씻어서 검은 봉다리에 넣어준다.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집배원 류상진은 참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만났다. 또 그 가족들을 만났다. 딸과 아들과 며느리와 어린 손주들까지. 그 속에서 보고 들은 찐하고 찡하고 짠한 이야기들은 해도해도 끝이 없다. 함께 웃고 함께 울고, 또 그이들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잔소리에, 지청구에 날 저무는 줄 모른다.


어쩌면 추억 속 풍경 또는 철 지난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여겼던 사람살이가 아직도 의연히 존재하는 곳 보성, 그곳의 정 많고 착한 어르신들의 얼굴이, 목소리가 환히 보이고 들리는 듯하다. 조금은 촌스럽고 조금은 낯선 표정, 성정들이지만, 참으로 귀하고 소중하고, 그래서 우리네 삶을 살아가는 데 작은 힘이, 위안이 되는 모습들.



작가 류상진 소개


1955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났다. 1975년 7월 집배원이 되어 2015년 6월 정년을 맞았다. 40여 년간 집배원 생활을 하면서 처음에는 빨간 자전거, 그다음에는 빨간 오토바이를 타고 시골 마을을 달리며 그곳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기쁨과 슬픔을 쉼없이 날랐다. 비록, 몸은 이제 빨간 오토바이에서 내리지만 정년퇴직 후에도 트럭을 몰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간식인 뻥튀기를 튀기며 그분들의 삶의 내력, 마을의 역사를 듣고 기억하고 기록하고 싶어 한다.


‘행복을 나르는 집배원’(http://blog.daum.net/roo1235)에 그 소식들은 차곡차곡 모아질 것이다. 류상진 집배원의 살아가는 이야기는 여러 차례 방송으로 제작되어 잔잔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행복을 나르는 집배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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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