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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73)] 시간을 파는 상점


시간을 파는 상점

저자
김선영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 | 2012-04-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시간의 흐름 속에 숨겨진 마법 같은 비밀!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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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73)] 시간을 파는 상점

김선영 저 | 자음과모음 | 268쪽 | 11,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2011년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응모작 중 단연 돋보임으로써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작품. 당선작은 우리나라 청소년문학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이 작품은 흐르는 시간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다분히 철학적이고 관념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놀랍도록 편안하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추리소설 기법을 살짝 빌려다가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는데, 그 흐름이 참으로 자연스럽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힘은 물론이거니와 펼쳐지는 문장과 어휘의 선택은 청소년 독자에 대한 배려,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사유와 책임감이 느껴진다.

 

주인공 온조는 인터넷 카페에 ‘크로노스’라는 닉네임을 달고 ‘시간을 파는 상점’ 을 오픈한다. 고대의 신 크로노스는 턱수염을 다보록하게 달고 있는 노인이다. 등에는 커다란 천사의 날개를 달고 있지만 아버지 우라노스의 성기를 하르페로 거세하고, 제 능력보다 뛰어난 아들이 태어난다는 말에 레아가 낳은 자신의 핏덩이를 심장부터 집어삼키는 무시무시한 힘을 지닌 신이다.

 

시간의 경계를 나누고 관장하는 크로노스야말로 온조가 생각했던 물질과 환치될 수 있는 진정한 시간의 신이었다. 시간을 분초 단위로 조각내어 철저하게 계산된 시간 운용은 반드시 생산적인 결과물을 낳아야 하는 이 시대에 딱 맞는 신이었다. 훌륭한 소방대원이었지만 젊은 나이에 죽은 아빠의 못다 이룬 뜻을 이어받은 온조는 손님들의 의뢰를 해결해주는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 크로노스가 됐다.

 

시간이란 흐르는 것이지만, 흘러간 시간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첫 번째 의뢰인의 닉네임은 ‘네곁에’. 온조의 옆반에서 일어난 PMP 분실 사건을 의뢰한다. 훔친 물건을 제자리에 놓아달라는 부탁. 작년 온조네 학교에서는 MP3 도난 사건이 있었다. 훔친 친구는 야자 시간에 바로 들통이 나고 말았고, 그 사실을 안 선생님은 내일 보자는 말로 시간을 유예시켜 버렸다.

 

선생님의 내일 보자는 그 말은 어떠한 협박보다도 더한 폭력이 됐다.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한 아이는 밤사이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다. MP3을 잃어버린 아이는 바로 전학을 갔고, 학교도 가족도 모두 이 사건을 덮어버렸다. 온조는 또다시 일어난 도난사건에 또 한 명의 친구가 그와 같은 죽음을 맞닥뜨릴까봐 몸서리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시간을 파는 상점』은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큰 의미가 있어 눈에 띄는 작품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 하지 못하는 것, 그런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이야기로 되새김질한 다음 자기만의 색깔을 입힌 훌륭함에 심사위원들은 우리 청소년문학을 한 단계 끌어올릴 디딤돌이라고 평했다.

 

작가 김선영 소개

 

1966년 충북 청원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까지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자연 속에서 사는 행운을 누렸다. 그 후 청주에서 지금껏 살고 있다. 학창시절 소설 읽기를 가장 재미있는 문화 활동으로 여겼다. 막연히 소설 쓰기와 같은 재미난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십대와 이십대를 보냈다.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밀례’로 등단하였으며 소설집으로 『밀례』가 있다. 2011년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제 1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다.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고 힘을 받는 소설을 쓰고 싶어 한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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