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공주들
- 저자
-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 지음
- 출판사
- 이봄 | 2015-07-10 출간
- 카테고리
- 역사/문화
- 책소개
- “그후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지 않는 공주의 인생공주...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 저 | 노지양 역 | 이봄 | 484쪽 | 2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공주로 산다는 건 여러 가지 로맨틱한 판타지가 펼쳐지는 일이다. 사고 싶은 건 뭐든지 살 수 있는 돈은 당연히 주어질 테고 으리으리한 집에서 화려하게 생활한다. 또 보통 사람들에게는 없는 정당한 특권도 부여받는다. 돈 많고 잘생긴 왕자님은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요소다. 이런 판타지는 어릴 적부터 접해온 동화책들과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더욱 확고해진다. 그런데 잠깐, 이 땅에 살았던 실제 공주들의 삶은 어땠더라?
공주의 이야기는 “왕자님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날지 몰라도 실제 공주들의 인생은 그후로도 계속 이어진다. 더군다나 왕자와의 결혼이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준 것도 아니었다. 왕실의 결혼은 사랑보다는 정략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이 훨씬 많았으니까.
『무서운 공주들』은 실제 공주들 중에서도 지나칠 정도로 비범한 인생을 살았던 동서고금의 공주들 서른 명을 다룬다. 수천 명을 학살했던 키예프의 올가, 나치의 스파이로 활동했던 스테파니 폰 호엔로헤, 피부 관리를 위해 생고기 마스크팩을 했다는 오스트리아의 엘리자베트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서른 명은 동화책에는 결코 나오지 않을 공주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동화책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무섭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디즈니로 대표되는 공주 관련 산업은 오늘날 소녀들의 무한한 애정과 집착을 먹이로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저자는 이런 공주 열병에 대한 우려가 자신이 책을 쓴 동기라고 말한다. 이 책은 공주들이 여성의 미에 대해 비현실적인 기대 수준을 형성하고 소녀들의 개성을 제한하며 자존감마저 해칠 수 있다는 페미니즘의 관점을 수용하여 동화는 현실이 될 수 없다는 걸 말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공주들의 이야기로 어떻게 공주에 관한 환상을 깨겠다는 말일까? 저자가 생각하는 방법은 진짜 공주들에 대해 툭 터놓고 이야기하고 그들의 인생을 한 편의 동화로 채색하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다. 저자는 공주들을 대하면서 주로 이해와 동정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악하거나 문란하거나 또는 미쳤다고 생각되는 이 공주들을 둘러싼 배경과 그들의 인생을 가까이에서 살핌으로써 이들을 ‘공주’가 아닌 살아 숨쉬는 인간으로 접근한다.
이 책의 저자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는 ‘화장지의 역사’, ‘영매술의 비밀’ 등 기이하고 흥미로운 주제를 찾아다니는 저널리스트다. 『무서운 공주들』은 잘 만들어진 영화의 첫 장면처럼 숨을 죽이게 하는 각 이야기의 도입부가 눈에 띄는데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전기의 나열을 글의 매력만으로 싫증날 틈 없게 만들고 있다.
서른 명의 공주 이야기 외에 주제에 따라 정리한 부록 성격의 글도 본문 중간중간에 배치되어 있는데 재미 면에서 본문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마녀라 불린 공주들’, ‘사치스러운 공주들’, ‘세 명의 미친 공주들’ 등 흥미로운 주제의 글을 통해, 마흔 명이 넘는 별도의 공주들과 여러 왕실의 흥미로운 미스터리를 추가로 만나볼 수 있다.
저자가 시작하는 글에서 밝히듯 이 책의 일부는 대개 역사의 재구성이 그렇듯이 풍문과 소문과 가정에 기초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무서운 공주들』은 진지하고 엄숙한 역사책을 찾는 독자들의 눈에는 가볍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역사 속 숨겨진 인물들에 대해 알고 싶거나 역사를 옛날이야기처럼 쉽고 재미있게 접하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누구에게든 유쾌한 읽을거리가 되어줄 것이다.
작가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 소개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컬럼비아 언론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보스턴 헤럴드’ 등의 매체에서 경력을 쌓고 런던으로 건너와 프리랜서 저널리스트가 되었다. ‘화장지의 역사’, ‘영매술의 비밀’, ‘피에로에게 공포를 느끼는 이유’ 등 기이하고도 폭넓은 주제들을 탐구하며 ‘스미소니언 매거진’ ‘슬래이트 닷컴’ ‘멘털 플로스’ 등 여러 매체에 글을 싣고 있다. 『무서운 공주들』은 그녀의 첫 책으로, 독일, 터키, 헝가리, 일본, 대만, 태국 등에 번역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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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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