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문체로 전 세계 문학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에스파냐의 신예 이반 레필라의 소설이 국내에 처음으로 출간됐다. 『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는 데뷔작 『악당 코미디』에 이은 두 번째 소설로 우화처럼 쉽게 읽히면서 잔혹하면서도 리얼한 내용을 담고 있는 강렬한 작품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우물 속에서 시작된다. 두 형제가 숲 속 외떨어진 마른 우물에 갇혀 버렸다. 손바닥이 다 까질 때까지 벽을 기어오르거나 목이 쉴 때까지 소리를 질러도 아무 소용이 없다. 물과 식량도, 구조 받을 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공간에서 점점 절망에 빠지는 두 형제. 두려움과 배고픔에 지친 동생은 실어증과 섬망 증상을 보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증세는 악화 되는데… 무기력하게 죽어가는 동생을 살리기 위해 형은 최후의 계획을 세운다.
그들은 왜 , 어떻게 우물에 빠지게 된 걸까? 소설의 첫 장부터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의문들이 소설 중반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마지막을 향해 치닫는다.
작가는 두 형제의 고난을 통해서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해 가는 과정과 끈끈한 형제애를 보여준다. 사회적 약자에 무관심한 사회에 대한 비판 같은 묵직한 주제도 잊지 않는다. 또한 작가는 훈족의 왕 아틸라에 관한 역사적인 내용을 은유로 녹여 소설의 깊이를 더했다. 극단의 절망에 놓인 형제를 통해 세상의 부조리와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인간의 사투를 그린 잔혹 우화 같은 소설 『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 때론 질식할 것 같고 때론 불편하지만 파괴적인 이 시대에 대한 은유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프랑스의 르 몽드 지는 “나도 두 형제와 함께 우물 아래에 갇혀서, 형은 동생을 살리기 위해, 동생은 운명이 부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겪은 투쟁의 한가운데 함께 있었다”라는 추천평을 남기기도 했다.
작가 이반 레필라 소개
1978년, 에스파냐 빌바오 출생. 소설가이자, 주로 언더그라운드 ‘시(詩)’를 다루는 출판사 공동 대표이며 편집자다. 연극, 음악, 무용 등 문화계에서 국내외 세미나와 심포지엄,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조직하는 활동을 해왔다. 그의 데뷔작인 『악당 코미디』는 마피아풍의 애송이들이 우스꽝스러운 기행을 벌이는 칵테일 같은 이야기에 유머와 재치, 신랄한 사회 풍자를 곁들인 장편소설로, 작가에 따르면 “위대한 친구들에게, 책 한 권 정도는 읽는 이들에게 바치는 정직한” 작품이다.
이 책 『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는 두 아이가 사투를 벌이는 무거운 이야기와 거기에 적합한 극적 구성, 거친 문체, 상징과 은유, 시적 언어와, 동시에 문명사회의 풍요와 빈곤의 부조리를 다루는 주제 의식이 돋보이는 문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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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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