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테일러 개토 저 | 이수영 역 | 민들레 | 192쪽 | 10,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학교는 어떻게 아이들을 배신하는가? 나쁜 학교가 왜 그렇게 돈이 많이 들까? 미국에서 서른 해 동안 교사로 일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게릴라 학습법으로 학교제도라는 톱니바퀴에 모래를 끼얹으며 아이들에게 숨통을 열어 주었던 『바보 만들기』 『수상한 학교』의 저자 개토가 강제 학교교육의 음모를 파헤쳐 그 실체를 공개한다. 학교 시스템에 대해 우리가 외면하거나 간과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면서 새로운 교육과 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개토가 쓴 주요 에세이와 강연 원고들을 모은 책 『A Different Kind of Teacher』중 절반 정도의 내용을 뽑은 것이다. 한국에서는 『교실의 고백』이라는 제목으로 2006년에 전체 내용이 출간됐다. 이 책은 한 교사의 고백록이자 새로운 교육과 사회의 비전을 제시하는 예언서 같은 책이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근대교육의 조종소리가 들려오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한 교사가 자신의 삶과 일을 통해 터득한 지혜를 농축해 놓은 것이다. 십여 년 전에 쓴 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그 주장이 매우 급진적으로 다가온다.
‘나쁜 학교가 왜 그렇게 돈이 많이 들까’, ‘공립학교는 과연 ‘공적’인가’, ‘교과서와 숨겨진 교육과정’, ‘새로운 교사는 어떻게 길러지는가’ 같이 현대 학교교육의 문제를 예리하게 짚어주고 그 해결책을 시원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공립학교 교사로 일하며 아이들과 더불어 학교 안팎에서 쌓은 경험과 지혜, 서구 교육의 역사와 철학에 대한 오랜 연구에서 얻은 통찰력으로 쓴 이 글들은 오늘날 성장하지 않는 아이들을 길러내는 학교의 민낯을 드러내면서 진정한 교육으로 나아가는 길을 안내한다.
강제 학교교육의 실체를 파헤친 이 책의 부록으로 원서에는 없는 글을 몇 편 추가했다. 개토가 공립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시도했던 게릴라 학습법에 대해 여기저기 언급되어 있는 내용들을 엮었다. 개토는 참교육은 자신과 가족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한 번에 한 명씩’, 학생들 개개인에 맞는 맞춤식 교육과정으로 실제 삶 속에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배우도록 학생 스스로를 이끄는 게릴라 학습법을 실천했다. 개토는 홈스쿨링에 상당히 호의적이지만 그런 대안을 선택하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정규 학교(또는 대안학교)에서 일종의 대안적 교육으로 이른바 게릴라 학습을 시도하여 많은 학생들에게 숨통을 열어주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을 한 데 모았다.
학교제도에 대한 개토의 비판에 공감하는 많은 이들이 ‘그러면 나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지?’ 하는 질문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막막함을 느끼곤 한다. 어떤 현장에 몸담고 있든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게릴라 학습법은 아이들을 삶의 교육으로 이끄는 데 큰 용기와 영감을 줄 것이다. 이 책은 교육과 삶에 대한 개토 사상의 본질과 그 사상이 나오게 된 배경을 엿보게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이들에게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를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학교 현장에서 불온한 교사로서 힘겹게 싸운 서른 해의 경험과 오랜 연구에서 얻은 통찰력이 번득이는 개토의 이야기는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순응할 수 없는 우리의 교육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가는 데 강렬한 영감을 줄 것이다. ‘체제 먼저, 너 먼저’를 중얼거리며 세태에 휩쓸려가지 않고 교육을 바꾸는 길을 가고 싶다면, 우리가 저마다 선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 길에 이 책이 친절하고 든든한 동무가 되어줄 것이다.
작가 존 테일러 개토 소개
30년 동안 뉴욕의 공립학교에서 자신의 독특한 게릴라 학습법으로 학교제도에 모래를 끼얹으며 교사 생활을 했다. 뉴욕시 ‘올해의 교사’ 상을 세 차례나 받고, 1991년에는 뉴욕주 ‘올해의 교사’ 상을 받았다. 그 뒤 학교를 나와 지금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학교교육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는 활동을 하면서 저술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드러나지 않은 미국 교육사』 등 많은 책을 썼고, 한국어로 번역된 저서로는 『바보 만들기』,『수상한 학교』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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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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