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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737)] 릴리에게, 할아버지가

 
[책을 읽읍시다 (737)] 릴리에게, 할아버지가

케임브리지 대학 노교수가 손녀에게 보내는 삶에 대한 28통의 편지

앨런 맥팔레인 저 | 이근영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 364쪽 |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살다 보면 종종 도저히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문제에 부딪혀 괴로울 때가 있다. 선택의 갈림길에 섰는데 그저 막막해서 눈물 먼저 나는 때도 있다. 그럴 때 누군가 지혜로운 사람이 내 옆에 있어 삶의 지혜를 들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릴리에게, 할아버지가』는 우리가 삶의 여정에서 갈 길을 잃고 헤맬 때 북극성처럼 힌트를 주는 책이다.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삶의 지혜나 그에 대한 단상이 있을 것이다. 거창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사소한 팁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어떤 것이든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이 책에도 바로 그런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릴리는 저자 앨런 맥팔레인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녀딸이다. 일곱 살 릴리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귀여운 소녀로 저자는 할아버지이자 가장 친한 친구로서 언제나 릴리의 곁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고 싶어 한다. 그런 저자의 걱정은 단 하나 릴리가 지금보다 더 자라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이 생겼을 때 ‘할아버지를 아무리 불러도 대답을 해줄 수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앨런 맥팔레인은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 앨런 맥팔레인은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세계를 직접 여행하며 그곳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연구한 인류학자다. 또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30년 이상 학생을 가르친 저명한 교수다. 그런 저자가 살아가면서 느끼고 배웠던 세상에 관한 성찰과 삶에 대한 생각을 손녀를 위한 편지에 담았고, 그 편지 28통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각각의 편지는 나, 나와 다른 사람의 관계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슈를 담고 있다. 전쟁이나 테러, 신 같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들도 있고, 우정, 사랑, 결혼, 가족 같이 누구나 살면서 겪는 친숙한 주제도 있다. 개인에게 다가오는 경중은 각각 다를 수 있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세상에 대한 폭 넓은 시각을 가지기 위해 반드시 생각해볼 만한 주제라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제자에게 강의를 하듯 저자가 주제를 설명하고 그 주제에 관한 다양한 이슈를 설명하는 과정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세상이 과연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은 “좋은 사람과 결혼해라”, “현명한 어머니가 돼라” “부지런해져라” 같이 흔히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할 법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드시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세상이 원하는 여성상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말라고 말한다. 또한 사소한 것들이라도 의문을 품고 세상의 구조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어떤 편견에도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너의 길을 걸어가라”는 게 저자가 손녀에게 말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조언이다. 『릴리에게, 할아버지가』는 릴리가 자라 할머니가 되어서도 삶의 동반자이자 조언자로서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책이며 이 세상의 모든 손녀딸에게 성장의 자양분이 될 만한 책이다.



작가 앨런 맥팔레인 소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런던 대학교에서 인류학을 공부한 뒤 중국, 일본, 네팔 등 전 세계를 여행하며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연구한 인류학자다. 1971년부터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역사 인류학, 문화 인류학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학생을 가르쳤다.


케임브리지 대학 킹스 칼리지의 특별 연구 교수이자 영국 학술원의 특별 회원인 그는 20권 이상의 책을 집필하고 BBC 및 여러 미디어 인류학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은 저명한 학자이지만 손녀딸 릴리에게는 그저 ‘아야바야’란 애칭으로 불릴 뿐이다. 릴리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누구보다 릴리를 사랑하는 할아버지로서 손녀와 산책을 하고 정원을 가꾸는 것이 취미인 저자는 어느 날 문득 아직 어린 손녀딸이 자라면서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들었을 때 ‘만약 그 질문에 답해줄 자신이 곁에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삶의 과정에서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질문에 대해 할아버지이자 교수로서 해줄 수 있는 다양한 시각을 담은 편지가 차곡차곡 모여 어느덧 한 권의 책이 됐다.


지금까지 펴낸 책으로는 『역사적 공동체의 재구성』, 『영국 개인주의의 기원』, 『영국의 사랑과 결혼』, 『자본주의 문화론』, 『현대세계의 수수께끼』, 『현대세계의 형성과정』, 『유리 잠수함』, 『푸른 금 : 차의 제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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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