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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747)] 생각의 망치 : 기존 질서와 고정관념을 깨버린 니체의 혁명

 
 
[책을 읽읍시다 (747)] 생각의 망치
기존 질서와 고정관념을 깨버린 니체의 혁명 

F. W. 니체 원저 | 강윤철 편 | 스타북스 | 320쪽 |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자신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고 착각하는 자들 그들은 오히려 자기기만에 빠져 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니체는 지적 우월주의에 빠진 자들에 대한 비판과 함께 세속화된 시대와 그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자들의 술수를 신랄하게 까발렸다. 뿐만 아니라 어리석게 끌려다니는 대중이 깨어나도록 매섭게 외쳤다.


하지만 기존의 권력은 얼마나 막강한가! 그래서 니체는 스스로 ‘망치’를 들고 철학을 하겠다고 천명했으며 스스로를 인간이 아닌 ‘다이너마이트’라고 천명할 정도였다. 니체의 삶은 그 말이 은유가 아니라 사실의 강도 그대로를 드러낸 표현이었음을 보여 준다.그 과정에서 ‘권력에의 의지’ ‘초인 사상’ ‘영원회귀 사상’ 등이 탄생했다. 인간의 속성에 대해 고찰한 니체의 잠언들은 어찌나 진실된지 그가 최고의 심리학자였음을 여실이 증명하고 있다. 이 책은 그에 대한 니체의 잠언들을 삶, 아름다움, 지혜, 진실, 인간, 존재, 세상, 사색, 신앙, 학문, 예술가 등 12개 주제로 나누어 짤막하게 배치하고, 마지막에는 하이데거가 ‘신은 죽었다’라는 주제로 대학에서 강의한 니체에 대한 비평서를 실어 놓았다.


니체는 자기의 주장이 동시대의 사람들에게보다는 2세기 이후의 사람들에게 부정하지 못할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고 예언하였는데, 그 말은 21세기를 사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오늘날의 ‘교양’이란 자신이 입고 있는 옷과 자신이 사는 집에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는가, 바깥을 활보하거나 유행하는 미술관에 들렀을 때 어느 정도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오늘날 스스로를 교양인이라고 자각하는 인사들은 유행하는 예절을 뽐내고 미술관, 음악회, 극장 등을 순방하며 예술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알리려 든다.


하지만 진정 자신을 발견하고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삶이 그런 것인가? 통치자는 민중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재갈 물려 국가에 유익한 교육을 받고 국가가 인정한 생활 진로를 따라야 영예로운 일이라고 믿도록 세뇌했다. 국가는 민중에게 한 자루의 칼을 쥐어 준 대가로 백 가지 욕망을 함께 쥐어 주었다. 그리하여 인간은 국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노예가 되고 권력의 노예가 되었다. 국가는 민중을 기만하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생산을 요구하며 민중을 지배한다. 현대적인 비굴한 감성이 인간을 병들게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변화를 지휘하는 것 역시 교육이다. 인간의 정신은 뿌리이고 그 뿌리에 물을 주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그러한 교육을 통하여 진정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살아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니체는 진리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보다 존재하는 그대로의 실존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절대적 가치란 없으며 그 가치는 인간이 만들어 내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오래 지속될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다. 니체는 방향 상실의 시대, 허무주의에 빠져 살고 있는 19세기 인간에 대항하여 초인을 주창하였다. 그들은 형이상학적 가치와 결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능력을 가진 자들이다. 이로써 니체가 허무주의에 빠져 현실을 버린 것이 아니라 현실을 끌어안았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그는 허무주의를 어떻게 수용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끝까지 성실하게 사유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기존의 가치를 때려 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였던 것이다. 니체는 진정 용기 있는 인간이었다. 그는 허무주의에 무릎 꿇지 않고 싸웠다. 그는 현실을 버리지 않고 끌어안았다. 그는 삶을 사랑했다. 그는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에 대한 가치 역시도 스스로 결정했다. 니체의 삶이 곧 하나의 사상이었고, 니체의 사상이 곧 그의 삶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신이 죽었다”라는 명제가 익숙해져 니체의 그 말을 듣고 놀라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래서 니체가 주장한 진정한 뜻을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더 나아가 니체의 말을 드러난 그대로 곡해해 버리는 사람들도 많다. 이 책을 통해 니체가 자신의 온 생애로서 증명해 가고자 했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면 자기 자신과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제대로 알아, 자신만의 진정한 길을 살아나갈 용기와 지혜를 배우게 될 것이다.



작가 프리드리히 니체 소개


독일의 사상가이자 철학자이자 시인인 프리드리히 니체는 20세기를 연 문제적인 철학자이다. 1844년 독일 레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니체의 조상은 폴란드 계라고 알려져 있다. 5세 때 목사인 아버지를 사별하고 어머니와 누이동생과 함께 할머니의 집에서 자랐다. 14세에 슐포르타 기숙학교에서 엄격한 고전 교육을 받고 1864년 본 대학에 진학하여 신학과 고전 문헌학을 공부했다. 1865년 스승인 리츨을 따라 라이프치히 대학으로 옮겨갔으며, 그곳에서 바그너를 알게 되어 그의 음악에 심취하였다. 이 두 대학에서 신학과 고전문헌학을 공부했다. 25세의 젊은 나이로 스위스 바젤 대학의 고전문헌학 교수로 임명되었고,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심취함으로써 철학적 사유에 입문했다.


28세 때 최초의 저작『비극의 탄생』을 펴냈으며 이 저작에서 니체는 아폴론적인 가치와 디오니소스적인 가치의 구분을 통해 유럽 문명 전반을 꿰뚫는 통찰을 제시한다. 1873년부터 1876년까지는 독일과 독일민족, 유럽 문화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가하며, 위대한 창조자인 '천재'를 새로운 인간형으로 제시한 『반시대적 고찰』을 집필했다. 1879년 건강이 악화되면서 재직중이던 바젤 대학을 퇴직하고, 이후 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요양지에 머물며 저술 활동에만 전념했다. 1888년 말부터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 니체는 이후 병마에 시달리다 1900년 8월25일 바이마르에서 생을 마감했다. 니체의 정신병을 두고 원인이 분분하지만 젊었을 적 얻었던 매독이 발전되어 정신분열로 이어졌다는 설이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까지도 그의 유고들이 발굴되고 있으며 이 유고들은 니체연구 학자들에 의해 현재 독일에서 니체전집으로 출간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나올 예정이다.


니체가 사망한 해인 1900년은 특별한 상징을 지닌다. 19세기를 마감했다는 의미가 될 수도, 20세기를 새롭게 연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 후자일 것이다. 실제로 니체는 '사후, 나는 신화가 될 것이다'는 예언을 했는데, 이 말이 사실이 되었다. 헤르만 헤세, 앙드레 지드, 프란츠 카프카 등 니체를 선망하는 일련의 작가들이 니체의 사상을 문학으로 형상화하였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시초라고 여겨지는 카프카가 니체를 엄청나게 존경했다는 사실과 카프카의 작품 세계는 결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매듭이다. 또한 하이데거와 야스퍼스 등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니체를 실존철학의 시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프랑스의 포스트 구조주의자들, 그러니까 푸코와 들뢰즈 그리고 데리다 역시 니체를 위대한 사상가로 평하며 저마다 계승 의식을 발현했다. 한편, 한국에서도 니체에 대한 열광은 대단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신을 죽인 자의 행로는 쓸쓸했도다』라는 박상륭 작가의 소설이 출간되기도 했다. 한국에서 니체 전문가로 꼽히는 사람으로는 고병권이 있다. 마지막으로 파시즘에 의한 니체 사상의 오용이 있다. '권력', '힘', '미학', '귀족주의' 등 니체가 중시한 가치를 파시즘이 차용함으로써 모순적이게도 니체의 사상은 파시즘과 나치즘에 의해 선전된 바 있다.


저서로는『니체 최후의 고백』『비극의 탄생』『반시대적 고찰』『인간적인 것, 너무나도 인간적인 것』『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선악의 피안』『도덕의 계보』『이 사람을 보라』『권력에의 의지』등이 있다.


니체의 작품 세계에서 대표작인『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위치는 각별하다. 이 작품은 그의 집필 활동의 정점에 씌여진 것으로 그의 활동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켜주는 고리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언 형식의 아포리즘이 니체 저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아포리즘의 절정이다. 반대로 영미철학이 자주 구사하는 식의 논지 전개를 니체도 시도한 적이 있는데, 대표적인 저서가 『도덕의 계보』이다.


그의 사상적 특징은 한 마디로 요약하기가 불가능하다. 특히 니체 이후, 니체 계승자라고 자처한 학자들이 제각각의 니체를 창조함으로써 니체 사상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시도되었다. 하이데거는 니체를 적극적 니힐리스트로 규정하였고, 푸코는 권력-지식 담론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으로 받아들인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니체는 고정된 가치에 회의적이었고, 특히 기독교적 덕목을 혐오하였다. 니체 사후 1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니체에 대한 숭배는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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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