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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750)] 편견이란 무엇인가

[책을 읽읍시다 (750)] 편견이란 무엇인가
 
애덤 샌델 저 | 김선욱 감수 | 이재석 역 | 와이즈베리 | 436쪽 | 16,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을 여러 권 감수했던 나로서는 이 책이 무척 반가웠다. 이 책의 저자 애덤 샌델이 그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책의 내용 자체가 아버지 샌델 교수의 사상에 대한 철학적 갈증을 상당 부분 해결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선욱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편견이란 무엇인가』 추천사의 모두에 쓴 글이다. 김선욱 교수는 세계적인 석학 마이클 샌델과 인연이 깊다. 마이클 샌델이 한국철학회의 초청을 받아 2004년에 한국에 온 이후 꾸준하게 연락을 나누고 있으며, 그의 대표작인 『정의란 무엇인가』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감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인연은 마이클 샌델의 아들 애덤 샌델이 펴낸 신작의 감수로 이어졌다.


1990년대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신시내티 미술관은 동성애를 담은 도발적인 주제의 작품을 전시해 외설 논란에 휘말렸다. 이 사건의 담당 판사는 ‘미술관에 자주 가고 해당 전시회를 관람한 경험이 있는’ 여성을 배심원단에서 제외시켰다. 판사는 그 여성이 예술의 자유를 옹호하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 미술관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 배심원단을 채우려고 했을 것이다. 판사의 판단은 옳았을까? 분명 미술관에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배심원단은 나름의 편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대 미술에 대한 일반적인 배경 지식이 없는, 즉 편견이 결여된 배심원단은 사건에 대해 옳은 판단을 내리기에 불충분해 보인다. 

 

오늘날 우리는 ‘편견(偏見)’을 잘못되고 편협한 시각으로 이해하고 이를 부정적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편견의 영어 단어인 ‘PREJUDICE’는 '먼저 이루어진 판단'이라는 뜻으로 선판단, 선입견과 같은 의미로 해석돼 긍정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저자 '애덤 샌델'은 이 책에서 편견이 명확한 사고를 가로막는 훼방꾼이 아니라 명료한 사고를 위한 본질적인 요소라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가 편견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체계 있게 지적하면서 정당한 편견에 대한 적절한 평가를 우리에게 요구한다. 애덤 샌델은 편견 가운데는 정당한 편견이 있으며 우리가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편견임을 지적한다. 

 

이 책은 도덕 판단, 역사 이해, 그리고 과학 지식에서 편견의 역할을 탐구한 철학 대중서로 아리스토텔레스, 키케로, 베이컨, 데카르트, 칸트, 헤겔, 애덤 스미스, 에드먼드 버크, 하이데거, 존 롤스, 한나 아렌트와 가다머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사상가들의 편견에 대한 흥미롭고 치밀한 재해석을 시도했다.



작가 애덤 샌델 소개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다. 2014년 하버드대학교에서 출판한 본서『편견이란 무엇인가』에서 그는 도덕 판단, 역사 이해, 그리고 과학 지식에서 편견의 역할을 탐구했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하이데거, 가다머에 이르는 철학사를 토대로 바르게 이해된 편견은 명료한 사고에 대한 불행한 방해물이 아니라, 오히려 명료한 사고의 필수적 측면임을 보여 준다. 나아가 우리의 이해로부터 모든 문화적, 역사적 선개념을 제거하려는 시도는 우리가 진리에 이르지 못하게 하며 오히려 부박함과 혼란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주장한다.


애덤 샌델의 관심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고대 철학에서부터 계몽사상과 그 비판자들, 하이데거와 가다머로 대표되는 독일의 해석학 전통, 그리고 헌법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그는 현재 플라톤의 영혼 관념에 대한 책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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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