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세계적인 흥행 보증수표이자 ‘프랑스 추리문학의 여제’로 명명되는 프레드 바르가스의 최신작 『죽은 자의 심판』. 이 책은 바르가스 대표 시리즈인 ‘형사 아담스베르그 시리즈’ 최신작으로 오랜 페르소나인 프랑스 형사 아담스베르그와 인간미 넘치는 강력계 형사들이 등장한다. 세련미 없고 자유분방하지만 수사에서만큼은 직관적인 형사 아담스베르그가 ‘예고 살인’을 하는 중세의 유령 기마부대(‘성난 군대’)를 추적한다. 작가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교묘히 접목하는 한편, 생명현상 너머의 진실을 캐내는 고고학자처럼 등장인물의 주변을 맴돌며 그들의 실체와 비밀을 면밀히 추적해나간다.
21세기 노르망디의 본느발 숲. 1777년의 중세 유령부대가 그곳에 출몰해 사기꾼, 착취자, 부패한 재판관, 살인자 등 죄 짓고도 벌받지 않은 자들을 처단한다는 ‘예고 살인’에 관한 소문이 나돈다. 한편 방데르모 부인은 ‘성난 군대’의 매개자가 된 자신의 딸 ‘리나’를 보호하기 위해 아담스베르그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관할 구역이 아닌 데다 코앞에 닥친 방화살인사건에 집중하던 사이, 리나가 얼굴을 목격한 세 명의 남자(‘성난 군대’가 지목한 자들)는 중세의 사냥방법으로 무참하게 살해된다. 급히 노르망디로 달려간 아담스베르그는 “3주 안에 죽음을 맞는다”라는 전설 외에는 어떤 단서도 증거도 흔적도 찾지 못한다. “누구든 네 번째 ‘표적’이 될 수 있다”라는 흉흉한 소문이 마을을 뒤덮는 사이, 아담스베르그는 자신의 숨통마저 조여 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직감한다.
『죽은 자의 심판』은 형사 아담스베르그에게 주어진 겹겹의 사건으로 포문을 연다. 아내의 목에 빵조각을 처넣어 질식사시킨 노인, 부유층을 겨냥한 자동차 방화 살인사건, 유리병으로 증조부의 머리를 내려친 소녀의 사연까지…. 그러나 그 모든 사건을 차치하고 그가 이끌리듯 선택한 것은 노르망디에서 일어나는 전설 속 ‘성난 군대’의 예고 살인이었다.
작가는 희생자가 하나둘 늘어갈 때마다 크고 작은 복선을 배치하여 짜릿한 반전과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특히 누구나 ‘범인’이 될 수도, 혹은 최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는 치밀한 구성은 독자들에게 극도의 긴장감, 강렬한 몰입을 안기며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내달리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죽은 자의 심판』은 베일에 싸인 의문의 존재 ‘성난 군대’를 추리하는 ‘미스터리’이자 앞으로 일어날 ‘예고 살인’에 대한 ‘스릴러’의 조합이기도 하다.
아담스베르그의 숨 가쁜 추적을 쫓는 동안 독자들은 겹겹의 비밀을 마주하며 ‘범인의 정체는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치밀하게 구성된 사건 정황과 범인을 지목하는 단서들이 하나씩 맞아 떨어지는 순간 실체를 드러내는 예상치 못한 결말은 ‘롱폴’ 소설 고유의 강렬한 풍미와 쾌감을 안길 것이다.
작가 프레드 바르가스 소개
프레드 바르가스는 사학을 전공하고, 동물의 유해를 통해 과거 사회의 정보, 특히 중세 유럽 촌락인들의 삶에 대한 연구로 고고학자가 되었으며 프랑스 국립과학원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한때 만화를 그리는 일과 아코디언 연주에 몰두하기도 했지만 추리소설 쓰기를 ‘즐긴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소설가의 길에 들어섰다.
1957년 파리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프레데릭 오두엥루조이다. 필명인 프레드는 본명인 프레데릭을 줄인 애칭이며, 바르가스는 영화 「맨발의 백작부인」에서 에바 가드너가 연기한 길들일 수 없는 인물 마리아 바르가스에서 따왔다. 이 필명은 쌍둥이 자매인 화가 조엘 조 바르가스도 사용하고 있다.
중세 시대 동물 유해 전문가이자 고고학자인 그녀의 첫 소설은 1986년에 발표한 『사랑과 죽음의 게임』이었고 이 작품으로 신예 추리소설 상을 받았다. 1994년, 『죽으러 가는 자들의 인사를 받으소서』 이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5년 『죽은 자들이여 일어나라』로 폴라르 상, 이듬해에는 추리소설 비평가 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 이 책이 영어로 번역되면서 영국추리작가협회가 제정한 국제 부문의 첫 수상자가 되었다. 1996년에 발표한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로 2009년에 영국 추리작가협회상을 두 차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1999년에 발표한 『늑대 인간』으로 로망 누아르 대상과 추리소설 비평가 상을 수상했으며, 그해 가장 뛰어난 추리소설에 수여하는 영국추리소설가협회 최우수작품상의 후보에 올랐다. 2004년의 『해신의 바람 아래서』는 초판으로만 25만 부가 발매되었으며 2006년에 발표한 『영생의 뿔』은 현재까지 4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해외 판권도 33개국에 팔렸다.
이제 프레드 바르가스는 초판만 15만 부 이상 찍는 프랑스 문단의 흥행 보증수표가 되었고, 프랑스 추리소설계의 새로운 여왕으로 등극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바르가스의 추리소설’을 ‘롱폴(rompol)’이라는 별도의 이름으로 부른다. 이는 처음 소설을 쓸 때 제목을 정하지 않고 소설을 먼저 쓰는 방식에서 비롯된 바르가스만의 용어였다. 즉 각 장의 머리에 ‘Roman policier(추리소설)’란 단순한 표현을 쓰다가 점차 이를 줄여서 ‘rompol 1’, ‘rompol 2’ 등으로 적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다 점차 바르가스의 작품들이 독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롱폴’은 ‘바르가스의 추리소설’이란 뜻으로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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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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