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고전적 사랑 이야기와 소셜미디어의 가상세계가 만난 매혹적이고 달콤쌉싸름한 21세기 러브 스토리『지금은 안녕』.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들과 이메일을 주고받고 영상통화를 수 있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사랑, 죽음, 상실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가볍고 흥미롭게 풀어낸 이 작품은 출간 전부터 26개국에 판권이 팔리며 화제가 된 21세기 러브 스토리이다.
실제로 1966년 미국 MIT 대학원에서는 컴퓨터 실험의 일환으로 ‘엘리자’라는 인공지능 대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사용자가 고민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그 고민을 질문형으로 바꿔 되묻거나 맞장구를 쳐주는 간단한 방식이었음에도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놀라웠다. 프로그램이 자신을 이해하는 것처럼 느껴 이 프로그램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심지어 엘리자를 개발한 대학원생들조차 엘리자와 대화를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시애틀의 인터넷 소개팅 회사에서 일하는 똑똑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샘 엘링. 하지만 정작 자신은 아직 애인이 없다. 업무의 일환으로 진정한 소울메이트를 찾아주는 획기적인 매칭 프로그램을 개발한 그는 이를 통해 옆 부서의 활달한 여인 메러디스를 만난다. 하지만 평생의 짝을 만났다는 기쁨도 잠시, 메러디스는 갑작스러운 할머니의 죽음으로 큰 슬픔에 빠진다. 샘은 메러디스가 할머니에게 작별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할머니의 이메일과 페이스북, 영상통화, 문자 메시지 기록 등을 바탕으로 할머니의 가상 시뮬레이션을 만들어낸다.
초자연적인 힘으로 마술을 부린 것이 아니라 그저 컴퓨터 과학으로 이루어낸 놀라운 결과다. 비록 프로그램 속 가상의 할머니이지만 매일 이메일을 주고받고 영상통화를 하며 큰 위안을 받은 메러디스는 이 놀라운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한다. 이에 샘과 메러디스는 사별한 사람들이 슬픔을 이겨내도록 도와주는 ‘리포즈’라는 사업을 시작하고, 리포즈는 세상에 나온 즉시 히트를 친다. 마치 모든 세상 사람들이 꼭 한 번만 더 말해보고 싶었던 사람을 하나씩은 갖고 있었다는 듯이. 개중에는 그저 작별인사를 건네고 싶어서 찾아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절대로 보내주지 못하겠다는 사람도 있고, 오래도록 자신을 박대한 남편에게 고함을 치기 위해 오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죽은 아내에게 식기세척기 사용설명서가 어디 있는지, 감자는 전자레인지에 넣고 얼마나 돌려야 하는지 묻는 남자도 있다.
사업이 성공하면서 예상치 못한 복잡한 일들도 벌어지지만 두 사람은 함께하기에 그런 난관조차 행복하다. 서로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연인이 되어버린 두 사람. 하지만 어느 날 메러디스의 프로그램 속 할머니가 생전의 습관대로 추수감사절에 집에 오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메러디스는 할머니가 죽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할머니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후에도 그들의 생전 기록인 이메일과 페이스북, 영상통화, 문자 메시지 등을 이용해 그와 똑같은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독특한 설정은 현재 우리에게 가능한 기술의 범위를 살짝 넓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상당히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사라지는 세상에서 결국 살아남는 것은 사랑뿐임을 유쾌하고도 뭉클하게 전하고 있다.
작가 로리 프랭클 소개
미국의 소설가로, 첫 소설 『사랑의 지도책』에 이어 2012년 발표한 두 번째 소설 『지금은 안녕』으로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떠올랐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상실감이라는 고전적인 러브 스토리에 현대의 소셜네트워크 미디어를 이용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출간 전부터 전 세계 26개국의 러브콜을 받았다. ‘시애틀 7인의 작가’ 멤버로 활동하며 대학에서 글쓰기와 문학과 여성학을 가르치는 로리 프랭클은 현재 시애틀에서 세 번째 작품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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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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