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가즈야 저 | 김난주 역 | my | 256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일본의 대표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을 잇는 사상가이자 문예평론가 후쿠다 가즈야는 ‘혼탁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 『가끔은 까칠하게 말할 것』을 집필했다. 이 책은 후쿠다 가즈야의 ‘악惡 시리즈’의 일환으로 원제는『악의 대화술』이다.
후쿠다 가즈야는 일본 명문대 게이오대학의 교수로, 또 언론인이자 문예평론가로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하고 관계를 맺어왔다. 그는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늘 말해야 하는 비평가의 삶을 살면서 대화와 관계, 그리고 삶의 태도를 깊이 생각했고, 그 결과 깨달은 바를 이 책에 정리했다. 저자는 이 세상이 매우 복잡하며 호락호락하지 않고, 진실이 늘 승리하지 않으며 거짓이 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을 만나 그가 미소를 짓고 90도로 숙여 인사를 하더라도 그 사람이 나를 존중한다고 믿어버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가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줄 것이라고 기대해서도 안된다고 주장한다.
『가끔은 까칠하게 말할 것』에서는 특히 ‘대화’라는 소재에 집중하여 ‘나와 타인의 관계’ 대한 근원적인 이유를 살펴본다. 또한 관계에 따른 대화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내가 주도하는 대화는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하는지를 솔직하고 자세하게 알려준다.
후쿠다 가즈야는 대화를 할 때, 나와 상대의 관계를 생각해보고 그에 맞춰 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화는 간단한 행위가 아님을 인지하고 대화하는 내내 상대와 나의 관계를 생각하고 의식해야 한다. 왜냐하면 상대가 내 마음을 전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의견이나 생각이 진실일지라도 타인에게는 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저자는 대화의 핵심으로 바로 이 점을 지적한다. 우리가 대화를 하다가 상처를 받고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주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에 속하는 일반인들, 흔히 ‘착한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끔 까칠하게 말하는 것이다.
흔히 착한 사람들이 겪고 있는 ‘착한사람 콤플렉스’에 대해 ‘실제로 착한 것이 아니고, 사람을 만났을 때 주체적이지 못하고 타인의 의도를 따라가는 것, 그래서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다. 착한사람들은 상대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탓에 스스로 불안해지고 결국 자신은 상대방에게 만만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마는 것이다.
후쿠다 가즈야는 ‘나와 타인 사이에는 좁혀지지 않는 틈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대화’라는 소재를 사용한다. 그는 진실이 거짓으로 바뀔 수 있는 세상에서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 ‘대화법’부터 무장할 것을 권하고 상대에게 지지 않을 대화 기술을 알려준다. 저자는 아부, 험담, 거짓말, 도회韜晦(베일에 싸인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속임수를 사용하라고 말한다.
한편에서는 아부나 험담을 대화 기술에서 세련되지 못하고 유치하다고 말하지만, ‘티 나지 않는 아부’는 그 어떤 기술보다 구현하기 어렵다. 아부를 하려면 무엇보다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하기 때문에 사람을 관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도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대에게서 내가 어떤 이미지인지, 혹은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명확히 인지해야만 한다. 후쿠다 가즈야는 단순하게 아부나 험담 사용법을 알려주지 않고, 왜 관계에서 대화에서 이런 기술들을 사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런 기술들을 어떻게 우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은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고, 말하기의 본질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생각거리를 던진다. 독자들은 그동안 예의바른 대화에서 금기시되었던 요소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그것을 생활 속 상황에서 직접 응용함으로써 대화의 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작가 후쿠다 가즈야 소개
게이오대학 졸업. 게이오대학 환경정보학부 교수. 그러나 그는 학회 발표는 한 번도 하지 않았고, 자신은 학자가 아닌 문필가라고 말한다.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보수언론인이자 문예평론가로 정치, 사회, 음악, 인생론, 실용서 등 폭넓은 분야에서 왕성하게 집필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3년에는 일본의 배우이자 작가인 릴리 프랭키,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와 함께 ‘세대를 초월한 문예지’ 를 창간했다. 미시마 유키오상 선고위원을 역임했고, 현재는 신쵸신인상 선고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1993년 『일본의 가향』을 출간해 미시마 유키오상을, 1996년에는 『감미로운 인생』으로 히라바야시 다이코 문학상을, 2002년에는 『땅이 열리다 ―?f1이시와라 간지와 쇼와의 꿈』으로 야마모토 시치헤이상을 수상했다. 『가끔은 까칠하게 말할 것』을 시작으로 『악의 연애술』 『악녀의 미식술』이 독자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고, 특히 『악녀의 미식술』은 고단샤 에세이상을 수상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을 읽읍시다 (770)] 가마우지는 왜 바다로 갔을까 (0) | 2015.09.04 |
---|---|
[책을 읽읍시다 (769)] 여름을 지나가다 (0) | 2015.09.03 |
[책을 읽읍시다 (767)] 내일을 거부한 남자 (0) | 2015.09.01 |
[책을 읽읍시다 (766)] 이제는 이름이 없는 자 (0) | 2015.08.31 |
[책을 읽읍시다 (765)] 종말일기 Z 암흑의 날 (0) | 2015.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