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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808)] 바쇼 하이쿠 선집

[책을 읽읍시다 (808)] 바쇼 하이쿠 선집

보이는 것 모두 꽃 생각하는 것 모두 달

마쓰오 바쇼 저 | 류시화 역 | 열림원 |420쪽 | 15,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바쇼 하이쿠 선집』은 시인의 언어로 번역된 바쇼의 대표 하이쿠 350편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그간 국내에서 드물게 발간돼 온 하이쿠 서적의 주요 저자인 류시화 시인이 공들여 해설을 곁들였다. 바쇼의 삶과 방랑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가 지은 1,100편의 하이쿠 중 대표작 350편을 해설과 함께 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하이쿠를 완성시킨 마쓰오 바쇼. 그는 속세를 초월해 은둔과 여행으로 평생을 일관했다. 그의 시는 미학적 추구도, 도덕적 교훈도, 언어의 재치도 아니다. 그는 인간 본래의 눈으로 자연을 바라보며 인간이 근원적으로 얼마나 고독한 존재인가를 한 줄의 시에 담았다. 대중의 인기를 얻으며 안락하게 지내기를 포기하고 순수예술의 험난한 길을 고고하게 걷는 삶을 선택했다. 자신을 따르는 문하생들에게는 ‘소나무에 대해선 소나무에게 배우고, 대나무에 대해선 대나무에게 배우라’고 말했다.


하이쿠는 열일곱 자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이다. 한 줄기 빗방울이 떨어지는 순간만큼 짧지만 빗물이 큰 파장으로 여운을 남기듯 그 안에 인생과 자연에 대한 깨달음이 강렬하게 함축되어 있다. 400년 전 일본에서 시작된 하이쿠는 세계의 수많은 문인들이 사랑하는 시가 됐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워즈워스와 독일을 대표하는 시인 릴케,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는 하이쿠에 깊은 감명을 받아 서구에 하이쿠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끼쳤으며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멕시코의 옥타비오 파스, 인도의 타고르 역시 하이쿠 형식의 시를 발표했다.


국내에 하이쿠를 소개한 류시화 시인은 “마쓰오 바쇼는 일본 문학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인물이며 일본인이 좋아하는 문인 다섯 명 안에 드는 시인이다. 열일곱 자로 된 짧은 시로 시문학에 혁명을 일으키고, 해학과 언어유희에 치우치던 시를 예술 차원으로 끌어올린 하이쿠의 완성자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옥타비오 파스는 “바쇼의 하이쿠는 ‘정적의 꽃’이다”라고 말했다. 바쇼의 하이쿠에 담긴 정서는 일본을 연구하는 외국인들이 깊은 관심을 갖는 소재이다.


바쇼는 인간 존재로서 느끼는 고독과 허무, 깨달음을 하이쿠에 담기 위해 평생을 여행과 시작 활동, 그리고 문하생 양성에 바쳤다. 하이쿠 지도자로서 성공적인 삶을 누릴 수도 있었지만 모든 지위와 명예를 내려놓고 풀로 지붕을 엮은 방 한 칸짜리 초막인 파초암(바쇼안)에 머물렀으며 운명을 바람에 맡긴 채 길 위의 방랑을 추구했다. 그가 평생 목표로 한 것은 인생을 탐구하는 여행이였다.



작가 마츠오 바쇼 소개


일본의 하이쿠 작가. 아명 긴사쿠(金作), 본명 무네후사(宗房). 호는 처음에 도세이(桃靑)였다가, 후에 바쇼로 했다. 일본 에도시대(1603∼1868) 전기에 이가의 우에노에서 태어나 하이쿠를 대성한 유명한 인물이다.


1662년 무렵 기타무라키긴의 데이몬 하이카이(俳諧: 하이쿠, 렌쿠의 총칭)를 배우고 본명인 무네후사(宗房) 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였다.1666년 요시타다가 죽자, 교토에 가서 고전을 배우고 1672년에 에도로 가서 담림 하이카이를 배웠다. 1680년 에도의 후카가와의 바쇼암(芭蕉庵)에 살면서 호를 바쇼로 바꾸고 독특한 풍의 하이카이를 만들었다. 1684년에는 에도에서 고향인 이가를 오고가며 기행문과 하이카이집을 편찬하였다. 1687년 가시마, 스마, 아카시, 1688년에는 사라시나, 1689년에는 호쿠리쿠를 여행하며 바쇼풍의 하이쿠를 완성하게 된다. 1694년 나가사키로 가던 도중 오사카에서 객사하였다.


그는 한적하고 고담한 경지에서 자연과 일체가 되어 읊는 하이쿠를 즐겨 지었다. 또한 변화하는 것 속에서 시대에 따라 변하지 않는 것을 함께 읊는 '불역유행(不易流行)'을 근본이념으로 삼았다. 바쇼의 문학은 여정을 중시한 중세적인 상징미를 근세적인 서민성 속에 살린 것으로 평가 받으며, 하이쿠의 예술성을 높인 공적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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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