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809)] 희망을 잃고 싶지 않소

 

[책을 읽읍시다 (809)] 희망을 잃고 싶지 않소
 
네마트 켈림베토프 저 | 강덕수 역 | 뿌쉬낀하우스 | 196쪽 |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희망을 잃고 싶지 않소』는 카자흐스탄의 유명한 작가이자 고대 카자흐 문학 연구에 긴 세월을 바친 학자인 네마트 켈림베토프의 자전적 소설이다. 아내에게 바치는 독백체의 이 소설에는 서른다섯살에 두 팔과 다리가 마비된 작가 자신과 가족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 연관된 실제 사건들이 진솔하게 투영돼 있다.


소설의 주인공 예르쟌은 젊은 시절 심한 병으로 인해 신경외과 수술을 받은 후 사지가 마비돼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깊은 절망 속에서도 구원과 같은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하루하루 다가오는 죽음과의 절망적 싸움을 단호히 맞이하며 문학 작품을 번역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서 세상과 소통을 하게 된다.


불행에 빠진 순간을 작가는 “인생이라고 불리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정말로 불행해지는 것은 그 불행에 굴복하는 것이다. 작가는 예르쟌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어떻게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가를 보여 준다.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한 여인이 사랑과 믿음으로 한 남자를 죽음의 끈적끈적한 발톱에서 어떻게 구해 내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전혀 움직이지 못한 채 서서히 죽어 가는 운명을 선고받은 예르쟌의 강한 정신, 불굴, 용기 그리고 삶에 대한 강한 의지 덕분이었다.


소설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1부에서는 주인공 예르쟌의 관점에서 그리고 2부에서는 예르쟌의 아내인 가우하르의 관점에서 내용이 전개된다. 더불어 예르쟌과 비슷한 불행에 처했으나 진정한 사랑을 통해 구원을 얻는 아클베크의 이야기도 소설 속에서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불행 앞에 굴복하지 않는 인간의 정신과 의지의 힘, 그리고 위대하고 숭고한 사랑이 이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큰 주제이다.


카자흐스탄 문학은 한국에서 아직 낯설다. 작가 네마트 켈림베토프라는 이름은 더욱 낯설다. 이런 맥락에서 켈림베토프의 소설 ‘희망을 잃고 싶지 않소’의 한국어 번역은 의미가 크다. 중앙 아시아의 중심 국가 중 하나인 카자흐스탄 문학을 우리말로 번역해 소개하는 최초의 시도이기 때문이다.



작가 네마트 켈림베토프 소개


카프카 상, 쿨테긴 상 등 다수의 문학상과 카자흐스탄 공훈 훈장을 수상한 작가이자 역사학자, 교수로 아르메니아, 우끄라이나, 우즈베끼스딴의 소설 등을 카자흐어로 번역한 번역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평생에 걸쳐 고대 카자흐 문학을 연구하여 『카자흐 문학에 나타난 고대 투르크 시문학과 전통』, 『카자흐 문학의 기원』, 『고대 카자흐 문학』 등의 저서를 남겼다. 소설 『희망을 잃고 싶지 않소』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1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작가는 이 소설로 프란츠 카프카 상을 수상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