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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810)] 바르샤바 게토의 마지막 공연

[책을 읽읍시다 (810)] 바르샤바 게토의 마지막 공연

코르착의 아이들과 에스테르 선생님 이야기 양장

아담 야로미르 글 | 가브리엘라 치호프스카 그림 | 박종대 역 |

평화를 품은 책 | 128쪽 | 2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바르샤바 게토의 마지막 공연』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진행 중이던 1942년, 5월부터 8월까지 폴란드 바르샤바 게토의 고아원 ‘돔 시에로트’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다. ‘돔 시에로트’는 그해 8월6일 강제로 문이 닫히고 직원과 아이들 200여 명은 곧바로 화물열차에 실려 학살이 자행된 트레블린카 수용소로 보내졌다. 이 책의 이야기는 유대인 고아원의 바로 그 마지막 3개월의 문학적 보고서인 셈이다.


코르착과 아이들이 28년 동안 함께 지내오던 크로흐말라 거리의 하얀 집에서 이곳 게토의 회색 건물로 쫓겨난 지 2년8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전쟁으로 부모 잃은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 고아원은 정원 초과에 식량부족의 고통을 겪는다. 코르착은 아이들이 먹을 것을 마련하기 위해 이집 저집으로 구걸을 나서지만 게토의 다른 사람들 또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중에도 코르착은 거리에서 마주친 고아들을 외면하지 못한다. 코르착은 헌신적인 직원들과 함께 아이들의 가슴에 새겨진 상처를 어루만져 주면서 아이들이 고통 속에서도 정직함과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잃지 않도록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그에게도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아이들의 앞날에 예정된, 비극적인 운명. 절망과 고통 속에서 노인처럼 무기력해져만 가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코르착의 고뇌가 깊어간다.


그때 젊은 직원 에스테르 양이 작은 책 한 권을 들고 코르착의 방문을 두드립니다.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줄지도 모를 연극을 한 편 알고 있어요. 인도에서 온 동화예요. 이 동화로 아이들과 공연을 해 볼까 해서요.”


에스테르와 아이들은 곧 공연 준비를 시작한다. 시성 타고르의 희곡 ‘우체국’. 배역을 정하고 소품을 마련하고 초대장을 만들면서 아이들은 갖가지 신들과 지혜로운 시인의 나라로의 여행을 꿈꾼다. 그 꿈을 꾸는 힘으로 고작 빵 두 조각으로 하루를 연명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여행을 앞둔 사람들의 달뜬 나날들로 바꾸어 간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코르착은 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7년에 전쟁터가 되어 버린 도시 미니시에츠에서 자신이 목격한 것들을 떠올린다.


1942년 8월6일, ‘우체국’이 공연되고 3주가 지난 뒤 돔 시에로트 고아원은 강제로 문이 닫혔다. 코르착 박사와 고아원의 식구들은 이른 새벽 고아원 안마당으로 끌려 나왔고 인원 파악이 끝나자 모두 철도역의 화물 집하장으로 보내져 강제로 화물 열차에 태워졌다. 열차가 향한 곳은 학살이 자행된 트레블린카 수용소였다. 공연이 끝난 뒤 몸을 피했던 에스테르 양 또한 그 일주일 전에 나치의 무자비한 일제 단속으로 체포됐다.



작가 소개


글 : 아담 야로미르


폴란드에서 태어나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독일 문학과 이탈리아 문학을 공부했다. 김펠출판사를 설립해 폴란드 작품들을 주로 소개하고, 직접 번역을 하거나 작품을 쓰기도 한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는 『사과 두 개로 사과 세 개를 만드는 법』『자라파』『판테』『밤의 여왕 탈룰라』가 있다. 이들 작품으로 독일 국내와 외국에서 여러 번 상을 받았고, 2014년에는 『 바르샤바 게토의 마지막 공연』으로 독일청소년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림 : 가브리엘라 치호프스카


1984년 폴란드에서 태어나 미술을 공부했다. 2010년 그림책 『판테』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은 이후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신진 일러스트레이터로 떠오르고 있고, 국내외에서 그림 전시회도 여러 번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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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