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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888)] 어떤 개를 찾으세요?

[책을 읽읍시다 (888)] 어떤 개를 찾으세요?

클리프 맥니시 저 | 김혜정 그림 | 김영옥 옮김 | 44쪽 | 11,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어떤 개를 찾으세요?』는 ‘해피 포’라는 동물 보호소에서 ‘희망 없는 개들’로 불리는 다섯 마리 유기견들이 새 가족을 찾기 위해 겪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 책이다.


다들 한 번쯤은 유기된 동물들이 이러한 감정을 느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저 생각만 할 뿐 인정하지 않거나 외면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버려지고 있는 엄청난 유기 동물들의 수가 그것을 증명한다.


이 책은 자신이 왜 버림받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다섯 마리 유기견들을 의인화하여 버림받은 개들이 느끼는 절망과 슬픔을 굉장히 인간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외면하고자 했던 어두운 사실에 직면하게 해 현실에서 달아날 수 없게 만든다. 당신이 생각하고 추측하는 그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동시에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서 결코 예전 주인을 원망하지 않는 개들의 모습은 독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다섯 마리 유기견들은 모두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이 같은 문제점들이 하나같이 요즘 어린이들의 고민과 무척 닮아 있다는 점이다.


얼굴에 난 끔찍한 흉터 때문에 방문객을 몸서리치게 만드는 개 랠프에게서는 ‘외모 콤플렉스’를, 매일 반복되는 미용에 스트레스가 쌓인 나머지 사람들의 손길을 거부하게 된 개 베시에게서는 ‘부모님의 지나친 간섭과 관심’으로 힘들어하는 요즘 아이들의 고민이 엿보인다. 또 늙고 약해 산책 나갈 힘조차 없다는 이유로 버림받은 개 프레드를 통해서는 ‘한 번의 실패가 낳은 무기력함’을, 고양이만 보면 환장하고 쫓아다니는 탓에 가족을 찾아도 몇 번이나 다시 해피 포로 되돌아오는 미치에게서는 ‘하고 싶은 일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좌절감’을, 큰 덩치와 험악한 인상 때문에 일찍부터 가족을 찾을 수 없는 개로 낙인찍힌 개 토르에게서는 ‘조건이나 겉모습으로 인한 사회적 편견’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아픔이 묻어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하자’ 있는 유기견들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결코 희망을 놓지 않고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재주넘기나 애교를 연습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다는 점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계속 노력하는 랠프와 베시, 미치, 토르의 긍정적인 모습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만족스럽지 않은 자신의 외모나 성격 때문에 좌절하고 패배감에 빠져 있기보다는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울림 있게 전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섯 마리 유기견들 모두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고 암담한 상황 속에서도 자기보다 먼저 가족을 찾아 나가는 다른 개들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장면에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애절함이 느껴진다.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개들은 가능할지 모른다. 조건 없이 주인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개들이라면, 진정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책 속에서 유기견들은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음에도 자신의 단점을 보듬어주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한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람들 또한 유기견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감정을 나누며 사람에게서 받았던 아픈 기억들을 치유해 나간다. 이를 통해 상호 간의 존중과 책임감을 동반한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깨닫게 한다. 충동적으로 동물을 키웠다가 책임지기 힘들어하는 사람들, 귀엽다는 이유로 동물을 마치 물건처럼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이라면 꼭 읽어 봐야 할 것이다. 


 

작가 클리프 맥니시 소개


클리프 맥니시는 영국 북부 항구 도시인 선덜랜드에서 태어나 삶의 대부분을 영국 동남부에서 보냈다. 초자연적 미스터리 스릴러 3부작 소설 『브리스』 『에인절, 서배너 그레이』 『더 헌팅 그라운드』로 영국 솔포드 북 어워드와 캘더데일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책 『어떤 개를 찾으세요?』는 ‘해피 포’라는 동물 보호소에 머물고 있는 다섯 마리 유기견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책임감을 동반한 사랑이야말로 진정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감동적으로 전하는 작품이다. 국내에 소개된 저자의 작품으로 『둠스펠 1, 2, 3』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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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