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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925)] 바디무빙 BODY MOVING

[책을 읽읍시다 (925)] 바디무빙 BODY MOVING

김중혁 저 | 문학동네 | 284쪽 |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김중혁의 다섯번째 에세이『바디무빙(Body Moving)』. 특정한 시기에 자신을 사로잡은 주제나 소재를 다방면으로 파고들어가 집중적으로 써내려가는 그의 이번 키워드는 ‘몸’이다. 인간의 몸이란 개개인의 가장 가까운 세계인 동시에 광활한 외부세계를 받아들이는 첫 관문이다. 또한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켜켜이 쌓인 가장 비밀스럽고도 흥미로운 장소이기도 하다.


작가는 “몸이 겪는 스펙터클한 경험과 몸이 말하는 언어”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써보고 싶었다 한다. 『바디무빙』에 수록된 32편의 글은 영화와 스포츠, 드라마, 책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문화 콘텐츠와 현상에서 발견한 소재들로 인간의 몸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보여준다.


여러 삶을 겪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유연성과 상상력은 소설가에게 꼭 필요한 덕목일 터, 김중혁 작가가 사람의 몸을 삶의 축소판이자 서사의 원천으로 삼고 꾸준히 관찰하는 것은 어찌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시간이 통과하며 그 흔적을 남기고, 인생의 궤적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고, 연약하게 시작하여 단단해졌다가 다시 쇠락해가는 과정이 사람의 몸 하나에서 모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인간의 몸은 불가해하다. 우리는 누군가의 고통을 내 것처럼 느끼기도 하고, 공포영화나 재난영화를 보면 내가 겪는 일처럼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런 ‘육체적 감정이입’을 그저 뇌의 장난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제각각의 몸이 하나의 복잡한 세계를 이루며, 그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일들이란 지극히 고유하다는 것,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은 채 유일한 것으로 생겨났다 사라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과학적 설명으로는 넘어서는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김중혁 작가는 마음대로 되지도 않고 다스릴 수도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나의 내면과 일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몸을 곰곰이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내 몸의 구석구석을 새삼스레 살펴보게 한다. 가장 친근하면서도 끝끝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을 그 무한한 세계. 이렇듯 이 책은 삶과 세상을 향한 그의 남다른 호기심과,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관찰하고 편집하는 ‘엿보기’와 ‘엿듣기’의 다채로운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작가 김중혁 소개


1971년생으로 ‘김천 3인문(三人文)’으로 통하는 문인 김연수·문태준과 중학교 동기동창이다. 계명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0년 ‘문학과사회’로 등단했다. 음악·그림·스포츠·영화·전자제품 등 관심사가 다양하다. 소문난 수집광이기도 하다. 작가의 이와 같은 면모를 작품 곳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자전거, 라디오, 지도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기억에서는 잊혀졌던 사물들이 다시 한번 우리 눈 앞에 펼쳐놓는 중편「펭귄뉴스」로 데뷔하였다.


작가가 다루는 소재는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정작 손을 뻗어 잡아본 일은 거의 없는 것들이다. 김중혁은 하나의 상황, 하나의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그것에서 의미와 통찰을 건져내는 단편소설의 본령에 충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날렵하고 경쾌한 흐름과 표현방식을 구사하는 젊은 소설의 미덕과 섬세하고 깊은 시선을 가진 문장을 사용하고 있다는 평도 받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집 『펭귄뉴스』와 『악기들의 도서관』, 장편소설 『미스터 모노레일』이 있으며 2008년 단편 ‘엇박자 D’로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했다. 산문집으로는 『뭐라도 되겠지』『대책 없이 해피엔딩』(공저)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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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