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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933)] 아웃

[책을 읽읍시다 (933)] 아웃
 
임정연 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168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소설가 임정연의 두 번째 소설집 『아웃』. 이 소설집은 삶의 속살을 헤집는 다양한 인물 군상들의 풍속도이다. 인물들은 모두 지금, 여기를 벗어나려고 필사적이다. 임정연은 개성적인 인물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내밀한 속살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작가는 경쾌한 터치와 유머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임정연의 첫 소설집 『스끼다시 내 인생』은 억압받는 청소년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주로 학교 밖의 아이들이다. 틀을 벗어난 아이들에게 작가는 따듯한 연민의 시선을 보낸다. 『스끼다시 내 인생』은 오쿠다 히데오의 『스무살, 도쿄』,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등과 함께 루저 문화를 가장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편소설 『질러』의 등장인물들도 학교를 벗어난 인물들이다. 제도권 밖의 아이들이라고 어둡고 음울하지는 않다. 오히려 나름의 방식으로 배우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발랄하게 그렸다. 『질러』는 유쾌하고 따듯한 성장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 소설집인 『아웃』은 삶의 속살을 헤집는 다양한 인물 군상들의 풍속도이다. 인물들은 모두 지금, 여기를 벗어나려고 필사적이다. 임정연은 개성적인 인물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내밀한 속살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작가는 경쾌한 터치와 유머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아웃』을 읽으면서 ‘익숙한 새로움’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웃」 - 한 샐러리맨의 일탈

회사의 차장인 김영철은 남들이 모르는 비밀스런 주말을 보낸다. 그것은 바로 가짜 경찰행세를 하는 것. 일상의 소소한 위반행위들을 잡아내며, 작은 권력에 쩔쩔 매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쾌감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강력사건에 휘말리고, 거기서 진짜 경찰과 맞닥뜨린다. 결국 공무원 사칭 혐의로 체포되어, 영철 씨의 비밀스런 주말은 막을 내린다.

 

 

「올드 랭 사인」 - 조폭 노인과 초보 도둑

모두가 들떠있는 연말, 성호는 생전 처음으로 남의 집 담을 넘는다. 하지만 그 집은 평생 해결사로 살아온 태수 씨의 집. 도둑질하러 들어간 집에서 거꾸로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태수의 고향마을까지 기사노릇을 하게 된다. 성호가 마지막으로 끌려 간 곳은 인적이 드문 산 속, 풀이 무성한 무덤가. 오랜만에 찾은 부모의 산소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태수는 회한에 젖는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송년 방송을 들으며 태수는 성호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

 

 

「이토록 치사한 로맨스」- 너무 센 불장난

공부, 공부, 공부. 왜 어른들은 공부만 얘기할까? 고등학생 인주의 관심은 오로지 민우뿐이다. 하지만 워낙 잘생긴 민우 때문에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인주를 비롯해 학교의 모든 여학생들이 민호를 노리고 있다. 심지어 절친인 서영이까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인주는 자신의 빼어난 몸매를 내세워 민우의 생일날 선을 넘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민우는 서영이와 사귀게 된다. 인주는 테스터기에 나타난 두 줄에 좌절하며 전화를 건다.

 

 

「야생동물 보호구역」 - 비틀어진 욕망의 해방구

성형외과 개업의인 나는 일상의 무료함에 젖어있다. 간호사인 표와의 외도도 잠시의 자극일 뿐. 더 깊은 관계를 원하는 상대가 부담스럽다. 우연히 알게 된 K의 권유로 숲 속 펜션으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여인의 손에 끌려 파티장으로 향한다. 나체의 군상들과 몇 잔의 술은 내면의 욕망을 자극하고, 솟구친 욕망은 나신의 여인을 향해 터져 나온다. 거친 숨소리, 뜯겨져나간 살, 솟구치는 피...

 

 

「감염」 - 소음, 불면증, 노이로제

새벽 1시였다. 위층 아이가 뛰어다니는 소리가 난 것은. 그것도 소음에 유난히 예민했던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이사한 곳에서의 소음이다. 하지만 소음은 갈수록 심해지고,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어 몇 번을 따지려고 찾아갔지만 윗집 사람들을 볼 수가 없다. 이웃과 경비실도 소용없어 이 집을 소개해준 부동산까지 연락한다. 하지만 윗집은 2년 동안 비어있는 집이라고 한다. 그럼, 윗집 베란다에서 나를 바라보는 저 아이는...

 

 

「피시방 라이프」 - 11살의 홀로서기

엄마와 아빠, 영호, 그리고 나. 우리 가족은 피시방에서 산다. 언제부터인가 아빠는 더 이상 일하러 나가지 않았고, 당뇨인 엄마의 몸은 점점 붓고, 나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 나는 매일 아빠가 죽었기를 기대하며 피시방으로 돌아간다. 아지트에 숨겨둔 보물이 주던 작은 행복도, 만화방 아이와 엄마에게 짓밟혀 사라져 버린 날. 나는 갖고 싶던 인형을 끌어안고, 피시방이 아닌 곳으로 데려다줄 트럭을 향해 내달린다.

 

 

작가 임정연 소개

 

967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났다. 2003년 ‘서울신문’신춘문예에 단편 「야간 비행」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을 받았다. 소설집 『스끼다시 내 인생』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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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