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996)] 피시볼(FISHBOWL)

[책을 읽읍시다 (996)] 피시볼(FISHBOWL)

브래들리 소머 저 | 이영아 역 | 북폴리오 | 380쪽 | 값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브래들리 소머의 소설『피시볼』. 수많은 인생이 가득 담긴 상자가 있다. 비유적인 의미가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곳, 바로 아파트다. 한 칸 한 칸에 채워진 사람들의 인생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그곳에 쌓여간다. 각양각색의 삶을 만드는 그들의 순간들을 우연치 않게 목격하는 이가 있다. 어항 탈출을 감행해 건물 밖으로 낙하하고 있는 금붕어다.

 

이야기는 27층 아파트 ‘세빌 온 록시’의 꼭대기 집 어항 속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금붕어 ‘이언’이 어느 날 탈출의 기회를 얻게 되며 시작된다. ‘생각은 줄이고 행동하라’는 금붕어의 철학에 따라 망설임 없이 공중으로 튀어 오른 그는 이내 건물 밖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게 된다. ‘이언’이 각 층을 지나쳐 떨어지는 4초의 시간, 아파트 칸칸이 들어찬 세입자들에겐 사랑과 이별, 탄생과 죽음 등 저마다의 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뒤늦게 사랑을 깨닫는 바람둥이, 폰섹스 서비스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은둔형 외톨이,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는 건물 관리인 등 고독한 소시민들이 서로 교차하는 그 순간은 그들의 운명을 바꾸어 놓는 중요한 사건이 된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타인과 교류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살아가는 것을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금붕어 ‘이언’이 아파트 세입자들의 고립된 삶을 목격하는 그 순간 그들의 삶은 유기적으로 통하기 시작한다. ‘이언’이 안락한 어항을 과감히 탈출한 것처럼 그들 역시 갇힌 삶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서로에게 손을 내미게 되는 것.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믿음보다는 혐오가, 소속감보다는 소외감이 더 큰 도시 속 인생도 결국 서로 관여하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전한다.

 

캐나다의 젊은 작가 ‘브래들리 소머’의 기발하고 생기 넘치는 아이디어는 출간 전부터 주목받아 미국 최대의 출판 에이전시인 ‘세인트 마틴’과 계약을 체결하는 결과를 낳았다. 2014년 런던 도서전에서 화제를 모아 전세계 15개국에 판권을 수출한 바 있으며, 2015 아이튠즈 Books TOP 20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미국의 유명 서평지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익살과 풍자의 즐거운 터치가 돋보이며 괴짜스럽지만 인간과 딜레마에 대한 깊이 있는 문제를 계산에 넣어 밑줄 칠 만한 순간이 풍부하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작가 브래들리 소머 소개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랐다. 인류학과 고고학 학위를 가지고 있다. 문학잡지, 비평, 선집 등에 그의 단편소설이 소개된 바 있다. 캐나다에서 출판된 그의 장편 데뷔작 『불완전함』은 2013년 CBC 부키 어워드 올해의 데뷔작 상을 받았다.

 

『피시볼』은 2014년 런던 도서전에서 출간도 되기 전에 크게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캐나다 유명 문학상인 2016 조지 버그넷 어워드 수상작이자 알베르타 리더스 초이스 어워드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월스트리트저널’ ‘커커스 리뷰’ ‘코스모폴리탄’ 등 유력 미디어에 강력 추천 받은 바 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