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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독재자의 끝은 쫓겨나는 것

[칼럼] 독재자의 끝은 쫓겨나는 것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독재자가 가장 많은 곳이 아프리카다. 독재정치가 자행될 수 있는 것은 국가의 경제수준이 매우 낮고 국민의 문맹률이 높아 정치지도자들의 자의적 행동에 제동을 걸줄 모르기 때문이다.

 

정치지도자들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처음에는 신기루처럼 화려하고 멋지게 등장한다. 사막에서 만나는 신기루는 산이 높고 숲이 우거져 더위와 목마름에 지친 사람들에게 최고의 오아시스로 보인다. 그러나 가다 보면 실체는 어느덧 사라지고 없다. 신기루를 향해 달려가면 사막 여행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아가는 장본이 되는 것이다. 독재를 자행하는 정치지도자들도 대부분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마술(?)을 가졌다. 그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어려움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갖게 만든다. 그 희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옭아맬 구실을 찾는다. 혀에 바른 달콤한 미래상에 글도 읽을 줄 모르는 배고픈 국민들은 맹목적으로 지지를 보낸다. ‘내일의 희망’이라는 신기루를 향해가다가 칼을 뒤에 숨긴 독재자에게 열광하면서 어디로 가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뒤따를 뿐이다. 어느 정도의 기간이 흘러간 후에는 돌이킬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졌음을 깨달을 수 있겠지만 그 때는 이미 늦었다. 현란한 혀 놀림으로 국민들을 휘어잡은 독재자는 체제를 굳건히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이에 저항하는 사람을 혹독하게 처벌한다. 국민들이 ‘아차!’하고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법률과 관행이 독재자의 입맛에만 맞도록 짜여진 다음이기에 그런 것이다,

 

독재자들은 기본적으로 정보망을 꼼꼼하게 구축하는 것으로 체제를 강화한다. 누가 어디에서 어떤 행동과 언어로 독재자를 비판하는지 알아내야만 저항세력이 발호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사전에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감시체제 하에서는 국민들이 불평과 불만을 토로할 방법이 없다. 불평과 불만은 곧장 감옥으로 연결된다. 독재자의 특징은 경제적 독식에서도 두드러진다. 독재정치의 주변에는 아첨과 아부배들이 득실거리기 마련인데 이들 한 줌 좁쌀 같은 지지자들이 둘러싸고 있어야 체제유지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독재자는 그들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아끼지 않는다. 국민전체에게 돌아가야 할 경제적 프리미엄이 한 줌도 안 되는 지지자들의 배만 채운다. 그들은 그 대가로 독재자를 옹호하며 비판자에 대한 가혹한 징벌에 앞장선다. 그러한 국가는 결국 99%의 국민들이 1%도 안 되는 독제체제 옹호자들의 지배를 받으며 숨도 쉬지 못하게 된다.

 

정보와 경제를 독점한 독재자는 군과 경찰을 하수인으로 활용하면서 온갖 권력의 도구를 사용화(私用化)한다. 검찰과 정보기관은 찰떡궁합을 과시하면서 반대자를 색출해내고 사법기관은 그들이 휘두르는 칼날에 춤을 추며 동조한다. 경제를 주무르는 세무, 금융기관까지 완벽하게 독재인사권으로 조종하면 독재의 수명은 길어진다. 언론은 말할 것도 없이 이들을 홍보하는데 주력한다. 다른 나라를 거론할 필요도 없이 우리는 이승만 독재 12년, 박정희 유신독재 18년, 전두환 철권통치 8년을 겪어왔다. 이들을 내쫓기 위해서 4.19혁명, 10.26사태, 6.29항복선언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5.18민주항쟁은 4.19혁명에 못지않은 엄청난 희생자를 내고서도 신군부의 학살에 멍들어야 했다.

 

직선제로 대통령에 오른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는 정치 환경의 변화로 과거의 독재자와 같은 정치를 할 수는 없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하며 온갖 부정비리의 주인공이 되었다. 노태우의 천문학적인 부정축재, 김영삼과 김대중의 아들에 의한 비리와 구속, 노무현과 이명박의 형에 의한 부정비리 그리고 박근혜의 맹랑한 최순실 국정농단은 권력남용과 무능의 대명사가 되면서 탄핵과 구속재판이라는 치욕을 안아야 했다.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몸으로 겪으면서도 슬기와 지혜로 극복한 민족이다. 새로이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아직도 국민의 지지율이 높아 기대가 크다. 그러나 헌법을 개정하여 권력구조가 개편되지 않는 한 ‘제왕적대통령’ 시스템은 변화가 없을 것이기에 개헌국민투표가 시행되어 명실 공히 헌법상 완벽한 민주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최근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짐바브웨에서 쿠데타가 발생하여 37년간 독재통치를 해온 무가베를 내쫓았다. 93세의 무가베가 41세나 어린 아내에게 대통령자리를 인계하려다가 당했다. 그런데 이 쿠데타는 좀 이상하다. 대통령을 체포하지도 않고 100억원이 넘는 퇴직금까지 줬다. 무가베는 김일성을 존경하여 북한의 교두보 역할을 해왔는데 독재자들이 득실거리는 아프리카에서 김정은 외교가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3대를 이어가며 70년 독재를 계속하는 북한정권 역시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보일지라도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특히 핵을 만들고 장거리미사일을 개발하여 같은 민족을 협박하는 김정은의 독재는 오래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보인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독재자들이 시퍼런 칼날을 휘두르며 국민을 압박하고 세계를 위협해왔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대부분 국민의 손에 쫓겨나는 것이 정형화(整形化)되었다. 국민을 억압하는 자는 제 명을 다 할 수 없다는 하늘의 명령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이 없다. 권력을 함부로 쓰면 나중에는 자신을 베는 칼이 되는 법이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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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