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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1표, 1점, 1인이 역사를 바꿀 수 있다

[칼럼] 1표, 1점, 1인이 역사를 바꿀 수 있다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단 하나’ 때문에 일이 성취도기도 하지만 망치는 수도 수없이 많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하나’를 우습게 안다.

 

10분의 1이라거나 100분의 1이라는 수치만을 놓고 보면 지극히 미미할 수밖에 없는 게 1의 운명이다. 1을 가지고서는 일을 성취하는데 존재가치가 떨어질뿐더러 성사되기도 어렵다. 그러나 속담에 보면 ‘천리 길도 한 발부터’ ‘시작이 반’이라고 해서 1이 없으면 어떤 일도 착수가 불가능함을 말해준다. 1을 빼고 10부터 시작한다면 기초와 기본을 제외한 것이어서 사상누각도 못되는 공중누각이 될 것이다. 뿌리가 없다는 뜻이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할 때에도 뿌리 깊은 나무를 강조한 것은 기초의 중요성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1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에 대처하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1 때문에 낭패를 보기도 하고 기사회생하기도 한 사례가 많다. 이 사례를 단순한 흥밋거리로만 본다면 역사를 통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수가 될 수 있다. 1645년 영국에서는 크롬웰에게 통치권을 부여하느냐 여부를 결정하는 원로원회의가 열렸다.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섰으나 1표차로 그는 막강한 대영제국의 권력자로 군림했다. 반면 영국 왕 찰스1세는 1649년 1표차로 사형이 확정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비운을 맞아야 했다. 미국 제3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하원투표에서 토마스 제퍼슨은 상대후보보다 1표가 많아 대통령이 되었다.

 

이들의 운명은 1이라는 숫자 하나에 오락가락했지만 역사는 냉철하다. 한 나라의 통치권을 갖는다는 것은 본인의 출중한 노력도 있어야 되겠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어림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요즘 개헌문제가 깊숙이 논의되고 있지만 자유당 시절 사사오입 개헌은 하루 전에 국회에서 1표가 모자라 부결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자유당수뇌부가 한밤중에 모여 꾀를 짜낸 것이 수학공식을 원용하여 찬성의원 숫자를 사사오입으로 반올림하면 1표가 많을 수 있다는 기가막힌(?)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이다. 이미 1인 독재에 심취해 있던 그들은 일사부재리의 회의원칙도 무시하고 개헌안을 재상정하여 부결된 것을 되살렸다.

 

이런 방약무인한 행패를 거듭한 자유당정권은 결국 4.19혁명에 의해서 쫓겨나는 역사적 오류를 남겼다. 1표는 아니지만 2표, 3표로 국회의원에 당선한 사례도 있다. 경기 광주에서 3표차로 당선한 박 모 의원은 재검표 결과 1표가 줄어들어 2표차로 당선이 확정되었으나 다음 선거에서 문 모씨에게 설욕 당했다. 2008년 재 보궐선거가 실시된 고성군수 선거는 황영국과 윤승근의 시소게임으로 동점이 되었으나 재검표로 황이 승리자가 되었다. 2002년과 2006년 두 차례의 충주시의원 선거에서는 우종섭과 최병오가 각기 2표차로 승패를 주고받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한다. 1839년 미국 매사추세스 주지사선거에서 현직인 에드워드 에버렛은 1표차로 마커스 볼튼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런데 정작 자기 자신은 투표를 안 했다. 선거독려에 바빠 투표시간을 넘긴 탓이다.

 

세계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종종 나온다.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났고 박근혜 역시 탄핵으로 구속 재판을 받는다. 노무현은 헌재에서 살아났지만 미국에서도 제17대 대통령 앤드류 존슨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에서 통과되어 명재경각이었지만 상원에서 1표차로 소추를 면하는 행운을 얻었다.

 

워터게이트 거짓말로 탄핵안이 발의된 닉슨은 빅딜을 통한 사퇴로 소추를 면했으며 르윈스키 성추문을 일으킨 클린턴은 사실을 인정하는 대국민 사과로 남은 임기를 채웠다. 한국과 달리 탄핵안이 발의되어도 사퇴하면 사면을 받는 제도적장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독립혁명으로 나라를 세운 미국에서는 영어와 독일어 중 어떤 언어를 공용어로 할 것인지 투표로 결정하여 1표차로 영어가 선택되었다. 독립운동을 도운 나라는 프랑스인데 어째서 독일어가 등장했는지 아리송하지만 그 때 독일어가 채택되었다면 혹시 히틀러가 등장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헛된 생각을 하게 된다. 히틀러는 미술가로 그림을 그리다가 나치당에 입당하여 당수에 도전한다. 그가 나치당 당수가 된 것도 1표차로 이겼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유대인 600만을 학살하고 세계를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히틀러의 죄악도 1표에서 시작한 것이니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프랑스는 나폴레옹의 혁명으로 공화정이 되었다가 황제로 등극하는 등 군주정과 공화정이 반전을 거듭한 나라다. 지금처럼 일관된 공화정이 된 것은 1875년 1표차로 공화정 안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법시험 등에 응시한다.

 

시험에서 1점차로 낙방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통계가 불가능할 정도다. 우리는 1표로 역사적 결정이 내린 사례들을 검토했지만 1인의 지도자가 어떤 사상과 이념으로 국민들을 이끌어 가느냐 하는 것도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그들은 자신의 영향력으로 사회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 사람의 힘은 지극히 약하지만 1표로 떠받들어진 사례를 본다면 참으로 오묘한 일이 된다. 우리는 그런 의미에서 가장 작은 숫자인 1의 의미가 곧 나라를 떠받치는 기초와 기본이 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대처해야 되겠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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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