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링 밀리터리 (3) ] 눈물 흘리는 아들들
안남기 목사 ⒞시사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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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회 입실해 있는 병사들을 방문하여 대화하던 중에 목사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 듯한 거부감의 느낌을 받았다. 공식적인 방문이 주는 다소 반강요적인 분위기였지만 과자봉지를 나누어 주고 2인 1조가 되어 대화를 나누도록 하여 상대방을 1인칭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마도 OO이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그 첫 만남 가운데 목사에게 마음을 열었던 것 같다. 그후 사능 교회 선교부의 후원으로 성탄축하 케이크와 도서 『눈물 흘리는 아버지들』을 연말연시 장병 위문품으로 진지와 생활관으로 보내면서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볼 것을 홍보했다. OO이는 다음과 같이 보내왔다.
“아버지, 보세요! 아버지의 아들이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편지 쓰 고 싶은 생각은 죽어도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나에게 아버지는 악당 같았고, 정말 저렇게 나쁜 사람이 세상에 다 있냐는 등 생각하기도 싫은 일만 있었습니다. 두 집 살림살이를 하는 아버지를 얼마나 증오했는지…. (중략)
OO이는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와 함께 군종목사에게 도움의 편지를 전했다.
목사님께서 권해 주신 『눈물 흘리는 아버지들』 책을 읽고 이틀 동안 멍 하니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책의 대부분의 내용이 아 버지들이 과거에 자녀, 아내에게 잘못했던 것들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다짐들이었습니다.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었구나! 이 사람 들이 모든 것을 반성하고 새로 시작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믿고 새로운 삶을 사는 모습이 아름답고 마 음이 찡했습니다. (중략) 이번에 3기 아버지학교에 꼭 들어가고 싶습니다.
‘아버지학교’는 수년 전부터 두란노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5주 프로그램이 아니다. 아버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2박 3일의 집단상담 프로그램이다. 현재 육군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전캠프와 비슷한 성격이라 할 수 있다. 장병들의 독후감, 편지를 보고 아버지와의 화해가 필요한 병사들을 선정했고, 전입신병이 대기하는 동안 면담과 문장완성검사, 교류분석과 같은 성격유형 검사를 통해서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병사를 추천하는 방법으로 십여 명이 모일 수 있었다. 참석한 병사들은 이 기간 동안에 많이 울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슬픔의 눈물, 후회의 눈물, 그리고 사랑과 화해의 눈물…. OO이도 눈물을 흘렸었다.
OO이는 아버지학교를 마치며 다음과 같은 소감문을 기록했다.
“아버지! 이제 아버지를 용서하려고 합니다. 제가 지금 아버지를 용서하고자 하는 이유는 아버지는 OO이의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전 아버지를 정말 싫어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버지가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중략) 이런 말이 기억납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와 어머니께 죄 를 많이 지은 아버지를 용서하며 사람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2박 3 일 동안 많은 대화를 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비로소 제 마음의 문이 열려서 후련합니다. 이제 그 말을 인정하며 앞으로 초라한 아버지를 감싸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해결하지 못하면 후회가 될 것 같습니다. “아버지! 이제 저에게 오세요! 사랑하는 아버지를 받아드릴 아들이 여 기 있습니다.” 아! 정말 후련합니다.
안남기 목사(정보사령부교회 담임목사, 육군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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