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링 밀리터리 (4) ] 어버이날 선물
안남기 목사 ⒞시사타임즈
|
분명 나의 아버지는 약하신 분이시며, 순진함이 그 자체로 드러나신다. 하지만 저학력, 가난 등 여러 환경적 요인에 의해 쉽게 좌절하셔서 무기력증과 우울함에 시달렸다. 또한 가정환경, 건강 등 여러 사유 또한 아버지를 병들게 했다. 어렸을 적부터 스스로 움직임이란 없었으며 누군가의 조종에 의해 움직이셨고, 깊은 교제 및 어울림이 보이지 않았고, 갇혀진 삶 안 에서 자라 오셨던 것 같다. 그렇게 삼십여 년이 흐른 뒤 학력, 직장 등을 속여 현재의 어머니와 만남을 갖게 된다. (중매결혼) 어머니는 고학력에다 반듯한 사회인(교사)이었으며, 부잣집 딸이었으나 파혼으로 인해 급히 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종교도 서로 달랐고 성격 등이 서로 맞지 않았지만, 약 십 년간 결혼생활을 이어나가셨다. 항상 구타와 불화가 이어졌다. 그러나 너무나 선하셨던 어머니의 투병생활, 가족과의 이별, 여인숙에서의 설움…. 독하지 못했던 어머니의 아픔이었다. (중략)
마음이 항상 불안한 상태에서(훈련 등 여러 가지 정황으로 인해 밖으로 나가는 것 등) 주변환경이 바뀌면 상당한 불안감이 다가온다. 사람들을 의식하는 바람에 항상 머리가 띵하다. 의식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군대라… 답답한 현실이 지속된다. 매번 자학하거나 스스로를 달래보기도 하고 힘써 보았지만 막상 부딪히면 절망에 빠진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마음가짐이 이젠 절망 쪽으로 계속 치우친다. 사람들을 멀리하고 싶다. 내가 원하는 사람들하고만 함께 있을 수 있을까? 막나가고 싶은 생각이 심히 크다.
부대에서도 병사의 고민을 알고 있었겠지만, 군종부 행사에 상병을 보내 주었다. 사단 교회 성가대 지휘를 했던 정신과 군의관의 도움을 구하고, 군종병들과 사랑이 필요한 병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내적 치유 세미나에 2박 3일 동안 함께 참여했다. 그 후 사단장님께 보고를 드리고, 약 2개월 동안 다른 두 명의 병사와 함께 교회에서 생활하며 보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지금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이 병사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부대로 복귀했고, 수개월이 지난 후 전역했다. 바로 그 병사가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쓴 편지이다.
안남기 목사님께
새천년 첫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하나님 품으로 인도해 주신 작은아버지 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지금 늘 감사할 제목을 주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기뻐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더없는 사랑으로 제 안에 있던 부정한 것들이 떠나갔음 을 고백합니다. 모두 성령님과 목사님을 통해 주신 저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선물이었습니다. 아직은 걸림돌이 많습니다. 저의 겉모습이 전혀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미움받고 살며, 적응하지 못하는 삶을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러 나 염려 없습니다. 겉모습은 새롭게 다시 태어난 속사람으로 의해 저한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할 테니까요.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저를 사랑하시며 믿음을 선물로 주셨기 때문입니다. 부족함이 많았던 저를 위해 기도 해 주시고 인도해 주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중략)
- 2000. 5. 8 어버이날에 하나님의 아들 OOO가 드립니다.
지금은 어떠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지…. 가끔 개나리가 활짝 피었을 때 활짝 웃으면서 세 명의 병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볼 때가 있다. 분명 하나님 아버지를 진정한 아버지로 만나 강하고 멋지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한 번쯤은 늠름한 모습을 보고 싶어 진다.
안남기 목사(정보사령부교회 담임목사, 육군소령)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사설,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봉규의 행복칼럼 ] 두 갈래 길 III (0) | 2013.10.18 |
---|---|
[ 전문가 칼럼 ] 우리나라 대학의 그 암담한 모습을 보면서… (0) | 2013.10.14 |
[ 김봉규의 행복칼럼 ] 두 갈래 길 II (0) | 2013.10.08 |
[ 전문가 칼럼 ] 종신보험은 집안의 경쟁력을 높여 준다! (0) | 2013.10.07 |
[ 전문가 칼럼 ] 27사단 78연대 지휘관 대상 특강, “자살과 행복 (0) | 2013.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