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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불교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설정스님에 주목

불교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설정스님에 주목 

┃불교에 변화의 새바람을 일으킬 준비된 지도자

┃취임사에서 불교의 문제점 예리하게 지적, 나아갈 길 제시…“신도 감소보다 신심 감소가 더 두렵다”

┃‘차별금지법’ 제정 암시

┃불교계의 설정스님처럼 한국교회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자 누구?

 

 

[시사타임즈 = 엄무환 국장] 지난 10월12일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되어 3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 설정스님(사진)에 대해 불교계는 물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설정스님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평가가 나와서다. 이 같은 평가는 설정스님이 걸어온 개혁적 삶의 행보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특히 11월1일에 거행된 취임 법회에서 1만5천명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한 취임사 때문이기도 하다.

 

 ▲설정스님 (사진출처 = 조계종 홈페이지 캡처) (c)시사타임즈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낭독한 설정 스님의 취임사는 장장 200자 원고지로 23장이 넘는 장문으로 낭독한 시간만 40여분이 걸렸지만 그러나 명문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세계일보가 7일 보도했다.

 

취임사에 대해 “조계종 문제점 날카롭게 지적, 향후 나아갈 길 명쾌하게 제시” 했다고 평가한 세계일보는 설정 스님 자신이 60여 년 동안 참선 수행으로 얻은 불교에 대한 의미와 법력이 행간에 가득 배었다는 불교신문의 논평을 그대로 전했다. 행사용 멘트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특히 취임사에는 기독교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암시도 담겨 있어 더욱 주목되고 있다.

 

◆ 당선소감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나는 불교 만들겠다”

 

설정스님은 지난 12일 총무원장에 당선된 후 내놓은 당선소감에서 “지금은 (불교)교단 안팎으로 매우 위중한 시기이다”면서 “전쟁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으며, 정치권은 협치 보다는 분열의 모습으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그리고 종단도 지속적 불교개혁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과 갈등이 상존하고 있다. 달리는 말은 발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마부정제(馬不停蹄)의 뜻을 거울삼아 저는 신심과 원력을 다해 종단 발전에 쉼 없이 진력할 것이다…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나는 불교를 만들어야 한다...저는 기꺼이 그 길에 나설 것이며, 종도 여러분들과 도반이 되어 함께 걷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취임사 “스님들의 자질 향상, 전국의 사찰을 지역의 문화·예술을 가꾸는 공동체의 중심으로 만들어갈 것”

 

취임사에서 설정 스님은 “종단과 한국 불교는 많은 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며 “신도숫자 감소라는 통계 숫자는 오히려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보다는 종도들이, 불교인들이 종도로서 그리고 불제자로서 자부심을 갖지 못하여 방황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며 독화살을 쏘아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일 것이다”고 불교의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이 독화살의 공방을 멈추고 다 같은 '일불제자一佛弟子'로서 긍지를 가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설정 스님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밝혔던 '불교를 불교답게' 만들기 위한 열 가지 정책 기조를 다시 강조했다.

 

첫째, 수행가풍과 승풍僧風 진작,

둘째, 교구 중심제 강화,

셋째, 대중공사에 기초한 종단 쇄신,

넷째, 종무행정 시스템 개선 및 종단재정 안정화, 다섯째 불교·전통문화에 대한 획기적 국가정책 수립, 여섯째 승려복지시스템 확대 및 내실화,

일곱째, 승려교육 체계화 및 전문 인재 양성,

여덟째, 포교정책의 다각화·내실화,

아홉째, 한국불교의 세계화와

열 번째, 종단의 사회적 역량 강화 및 대국민 신뢰 제고 등이 그것이다.

 

설정 스님은 “제35대 총무원은 전임 원장 스님들이 이룩한 종단의 안정과 발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안정을 기하면서 앞에서 말씀드린 10대 기조를 중심으로 종단 행정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이 열 가지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수행가풍과 승풍을 진작하여 '불교를 불교답게' 만들고, 종단의 사회적 역량을 강화하여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 노력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특히 “이를 위하여 종교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스님들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전국의 사찰은 이웃 주민들이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들과 함께 지역의 문화·예술을 가꾸는 공동체의 중심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혀 향후 불교의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설정스님 (사진출처 = 조계종 홈페이지 캡처) (c)시사타임즈


◆ 설정스님, “집안에 문제가 있다고 밖에 나가서 아버지, 어머니를 욕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이웃종교와의 연대”…‘차별금지법’ 제정 반드시 이루겠다는 것…

 

취임사에 대해 불교신문은 3일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종무행정의 책임자로서 앞으로 4년간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취임사에 조목조목 담았다”는 평과 함께 “조계종의 이름으로 대내외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변화의 근본조건은 참회와 결속임을 정확히 짚어냈다”고 언급한 불교신문은 “불교신자가 10년 새 300만 명이나 줄었다는 2015년 통계청의 인구조사 결과는 여전히 종단의 근심거리이고 부담이다. 무엇보다 이른바 조계종의 ‘적폐청산’을 주장하는 외부세력들에게는 군침 도는 먹잇감으로 이용되는 형편이다. 그러나 ‘신도’ 감소보다 더 두려운 건 ‘신심(信心)’ 감소라는 게 스님의 관점이다”고 보도했다.

 

불교신문은 설정스님이 “지난 9월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간담회에서도 ‘집안에 문제가 있다고 밖에 나가서 아버지, 어머니를 욕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며 “모토로 내세운 ‘불교다운 불교’에는 교단의 구성원들이 불교공동체를 위해 스스로 얼마나 기여해왔는지 성찰해보라는 당부가 숨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분, 화합․단결하지 않는 집안은 '힘'을 잃게 된다...신심과 원력 없는 불자는 진정한 부처님 제자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며, 수행자들이 공심을 잃으면 시비와 갈등의 원인이 된다. 앞으로 저를 포함한 종단의 스님들은 무엇보다도 공심을 회복하여 갈등의 원인을 없앨 것이다”는 설정스님의 발언에 대해 “총무원장 스님이 시시처처에서 강조해온 단어가 공심(公心)이다. ‘공평하여 사사로움이 없는 마음’이란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중도(中道)와 동사섭(同事攝)을 지향하는 출가수행자의 기본적 자질인 동시에 불교를 불교답게 만드는 핵심이다. ‘수행가풍과 승풍 진작’을 공약의 첫머리로 내놓은 이유도 동일한 맥락이다. 종단의 중추인 스님들의 자성과 분발을 촉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바쁜 행정 일정을 핑계로 출가수행자의 본분을 망각하거나 방기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란 발언은 집행부 소임자들을 향한 듯하다. 엄혹한 자기관리로 불교파괴세력에게 아예 빌미를 주지 말라는 의미로 읽힌다. ‘깨끗한’ 종단만이 ‘강력한’ 종단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일침이다”고 논평했다.

 

불교신문은 “제35대 집행부는 교구중심제 강화, 승려복지제도 확대, 비구니 스님의 권익 향상 등 전임 집행부의 기조를 이어받을 전망이다. 대사회 분야도 마찬가지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불교인의 자존심은 불교인구의 숫자가 아니라 상생과 화합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이웃에 전하는 데서 형성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웃종교와의 연대도 지속할 것임을 명시했다. 나아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중으로도 풀이 된다”고 밝혔다.

 

▲설정스님 취임법회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위), 원불교 천주교 문체부 차관 등도 참석(아래) (사진출처 = 조계종 홈페이지 캡처) (c)시사타임즈


◆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설정스님은 누구?

 

“다섯 살 때부터 주역의 대가인 아버지로부터 <천자문>을 배운 설정스님은 열네 살인 1954년 아버지의 생신불공을 위해 수덕사에 들렀다가 그대로 출가했다”고 소개한 조계종은 이어 “1980년 10·27 법난 때 대전 보안대 지하실로 끌려가서는 자술서를 쓰라는 강요와 협박에도 사흘 동안 단식 좌선으로 버티셨다. 이후 전두환 정권이 10만 병력을 동원해서 불교를 탄압하자, 신군부가 주도한 관제법회에서 ‘이게 과연 국민화합인가’ 라며 준엄한 사자후를 내리셨다”고 밝혔다.

 

그리고 설정스님이 “1994년 종단개혁 당시 개혁회의 법제분과위원장을 맡아 개혁입법을 진두지휘했으며, 특히 종단 정상화와 교육을 통한 승가의 질적 향상, 포교 활성화, 재정투명화라는 입법기조에 따라 총무원장 권한을 분산하고 제한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제11대 중앙종회의장 소임을 맡아 종단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안으로는 문중과 계파를 떠나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데 힘썼고, 이를 통해 종도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종단을 만드는데 주력하였다”고도 소개했다.

 

특히 “설정스님은 평소 행정 소임을 보면서도 참선 수행을 놓지 않아 이(理)와 사(事)를 겸비한 대표적인 스님으로 꼽힌다”면서 “안거(동안거, 하안거) 때마다 봉암사 태고선원을 비롯하여 상원사 청량선원과 덕숭총림 선원 등 전국 선원에 방부를 들이는 등 철저한 수행으로 운수납자의 지남이 되고 계신다. ‘무슨 일이든 정성스럽게 잘하면 된다’는 선사들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며 젊은 후학들과 함께 하루 여덟 시간 정진하며 선농일치의 삶을 보여주고 계신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불교신문이 “평소 행정 소임을 보면서도 참선 수행을 놓지 않아 이(理)와 사(事)를 겸비한 대표적인 스님으로 꼽힌다”고 평가한 설정 스님이 과연 불교계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인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교회도 설정스님 같은 개혁과 변화의 새바람을 일으킬 준비된 영적지도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사분오열된 한국교회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영적지도자가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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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무환 국장 hwan2778@times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