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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서초 세모녀 살해사건이 보여준 우리사회의 모습

[ 전문가 칼럼 ] 서초 세모녀 살해사건이 보여준 우리사회의 모습

 

 

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신수식 논설주간] 2015년 새해 을미년이 모든 국민들의 행복을 희망으로 밝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새해가 밝자마자 양양 방화살인사건으로 네 모자가 안타까운 생을 마감했다는 암울한 소식이 알려지자 말자 서초 세 모녀 살인사건의 발생으로 다시 국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필자를 비롯해서 우리 국민 대다수는 최근에 왜 대한민국은 이렇게도 슬프고 아픈 암울한 소식이 뉴스를 장식하고 좋고 기쁘고 즐거운 소식은 없다는 것에서 희망을 가질 수가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있다.

 

2015년 1월 6일 부인과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하고 검거된 서초 세 모녀 살인 사건의 피의자 강모씨의 살인동기에 이해가 가는 우리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피의자 강씨는 비교적 괜찮은 조건을 갖추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절대적인 어려움 탓이 아니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는 상대적 빈곤이 우리사회의 새로운 불안요소로 등장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경찰의 중간수사결과가 강씨의 범행동기는 경제적 이유가 전부였다고 한다. 강씨는 유서내용과 119 신고, 조사과정에서 일관되게 곤궁한 생활을 견디지 못해 가족을 죽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2년여 전부터 실직상태에서 거액의 대출(5억원)을 받고 주식투자에 나섰으나 실패한 뒤 처지를 비관해 가족과 삶을 끝내려 했다는 것이 그의 살인동기라는 것이다.

 

이것은 계속되는 생활고로 세상을 등지는 서민층의 범행동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가족살해 당시 강씨가 처한 환경을 보면 여느 빈곤의 범죄와는 다른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강남 한 복판에 146㎡(44평형) 크기의 중대형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차량은 일제 중형차였으며 국산차도 한 대 더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직 뒤에도 씀씀이는 줄지 않아 아내에게 매달 생활비로 400만원씩 대출금에서 빼서 줬으며 대출금 중 수중에 남아 있는 돈도 1억3,000만원이나 됐으며 시가 11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처분하면 대출을 전부 갚고도 7~8억 원이나 남아 얼마든지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단지 지금까지 누려온 강남 중산층의 삶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개인의 자괴감이 일가족을 극단으로 내몰았다는 것인데 유복하게 살아 온 자신의 입장에선 견딜 수 없는 힘든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민 대다수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최악의 선택을 낳고 있는 상황으로 앞으로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없는 상대적 박탈감을 충분히 빈곤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것이다. 직업 전선에서 낙오한 중년남성이 재취업하기 어려운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도 인간의 열등감을 부추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재취업이 어렵다는 것을 아는 50대와는 다르게 40대는 재취업을 자신하다 계속 불발되면 자신감을 잃고 열패감에 사로잡혀 인생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강씨 사례가 빈곤과 사회적 불안감이 전 계층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입증했으며 특히 재력과 지위로 개인을 평가하는 한국적 문화가 이와 같은 중산층을 나락으로 이끈 주범으로 개인의 일탈에 그치지 않고 가족까지 살해한 것은 상대적 빈곤이 우리사회의 독특한 가족주의와 결합할 때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세 모녀 살인사건에 대해 일반적으로 생활고로 인한 절망 때문에 자녀를 살해하거나 동반자살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직 충분한 금전적 여력이 있었음에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의견들이 분분하다고 한다. 매매가 11억 원짜리의 146㎡(44평)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었으며 실직 이후에도 아파트 담보대출을 통해 1억3000만 원 가량 돈이 남아있었으며 아내의 통장에도 2억8000만 원의 돈이 있었기에 단순한 생활고로 인한 범행이라고 판단하긴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필자는 상대적 빈곤에 따른 박탈감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현재 우리 대한민국사회가 앓고 있는 사회적 병이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크게 염려가 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한다. 강남과 같은 특정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자존감, 거기서 탈락하고 낙오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하는데 이 같은 사례는 우리나라만이 있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보편화 또는 일반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자기들만의 특권지역적 인식을 가지고 그걸 형성하며 그 지역 외 사람들은 배제해버리는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거기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초조, 불안, 강박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유명한 사람들이 그런 곳에 있다가 잘 안되면 알코올중독이 된다든지 자살을 한다든지 하는 풍토의 문제가 반영되는 경우가 가능할 것이나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스스로 자신들의 삶을 계속해서 사회적으로 재도전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며 한 번 실패하면 그것으로 모든 것은 끝나게 된다는 사실일 것이다.

 

물론 적어도 이런 문제는 어릴 때부터 가치관을 건전하게 형성 할 수 있게 하고 또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교육을 시켜서 삶의 위기가 올 때 사회복지서비스나 상담을 통해 완화시킬 수도 있겠으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세상에 대한 재도전이 불가능함으로 인해서 실패자로 스스로를 규정하여 이러한 끔직한 결과를 만든다는 사실이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서초 세 모녀 살인사건을 계기로 우리 대한민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돌아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단순한 생활고의 문제는 복지정책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겠지만 사회적 실패로부터 이에 대한 자신의 인생도전이 더 이상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 사회적 문제는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신수식 박사는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러시아정치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했다.

 

 

 

 

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sss123kk@hanmail.net)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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