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 ] 아프리카에 대한 새로운 시선…즐거운 소통을 꿈꾸며
[시사타임즈 = 손정민 감독] 영화를 사랑하는 한 명의 관객으로서 그리고 영화인으로서 영화를 통해 감동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제한된 경험과 지식이 만들어낸 편견이 무너지고 좁은 세계관이 확장될 때 그렇다. 영화를 통해 전에는 내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 것들에 대해서도 새롭게 고민하고 남다른 시선으로 일상을 관찰하게 된다.
킬리만자로 정상 ⒞시사타임즈
흔히 훌륭한 영화 감독이라고 평가되는 감독들의 공통점은 바로 우리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서 ‘Why’를 되묻게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뻔한 방식이 아닌 아름답고 독특한 방식으로.
나는 아프리카에 대한 시선과 우리들의 태도 또한 뻔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프리카는 오랫동안 서구 제국주의에 신음해 왔던 ‘슬픈 열대’로 기억되어 왔다. 많은 매체에서 아프리카를 묘사하는 방식은 참 비슷하다.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어린 아이의 야윈 몸과 커다랗고 슬픈 눈망울, 작열하는 태양 아래 한없이 펼쳐진 사하라 사막, 사파리를 질주하는 맹수 떼…… 이런 모습이 아프리카를 이루는 풍경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아프리카의 모습을 정확히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서구의 영화와 다큐멘터리, 보도사진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우리 역시 알게 모르게 답습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영상을 다루고, 문화를 통해 아프리카와 교류하려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이러한 스테레오타입의 반복이 아니라 오늘날 아프리카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지금 이 순간의 살아있는 문화이다.
탄자니아 전통 공예가 ⒞시사타임즈
탄자니아 잔지바르섬 스톤타운 해변가 ⒞시사타임즈
아프리카는 빠르게 변화하는 흥미로운 곳이다. 그 안에 다양한 민족과 언어, 역사와 문화가 꿈틀대고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도 잠재력이 큰 떠오르는 마켓임에 틀림없다. 가엾이 여기고 계몽해야 할 곳이라는 생각 대신 앞으로 사귀어 가야 할 친구의 나라로 인식하고 존중한다면 그동안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즐거운 일들이 펼쳐질 것이다. 영상문화를 통한 다양한 문화적 소통을 꿈꿔본다. 영화를 비롯한 시청각 언어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가 되어 줄 것이다.
영화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단순히 소재로서 아프리카를 다루거나, 영화 제작 기술을 전수해야 할 대상으로만 우리의 사고를 한정짓지 말자. 분명히 그러한 단계도 필요하지만 결국 가장 진지하게 고민할 문제는 아프리카와 한국이라는 매력적인 컨텐츠를 서로 공유하고 이해하여 그것을 한층 더 의미있는 컨텐츠로 발전시켜 나가는 일이다. 그 과정이 일방적 희생이나 기회주의적 투자가 아닌 진정한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깊이 고민해 나갔으면 한다.
글 : 손정민 감독
손정민 감독
경력사항
두개의 달 – 조감독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 영상감독 Hearthissight – 연출 Route 254 - 연출 페이스 메이커 – 해외부문 PA
커뮤니티 E-mail : bajiman@naver.com 블로그 : http://blog.naver.com/frame_af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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