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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유엔, 현대판 아편전쟁을 꿈꾸다

[ 전문가 칼럼 ] 유엔, 현대판 아편전쟁을 꿈꾸다

 

 

 

 

▲한국일 소방공무원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전문가 칼럼 한국일 소방공무원] 1839년 11월 광저우 주강 하구에서 29척의 정크선이 2척의 영국 함선을 공격했다. 이에 영국군이 반격을 하면서 서세동점(西勢東漸:서양이 동양을 지배한다는 뜻)의 서막을 알리는 아편전쟁이 시작되었다. 영국은 전세계적인 자유무역을 통해 제국주의를 확장하고 있었고, 차(茶), 비단, 도자기 등을 수입할 수 있었던 청나라와의 교역 확대를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농업중심의 경제체제를 가진 청나라는 영국과의 교역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 결국, 영국이 청나라 물품의 수입대금으로 청나라에 지급하던 은의 유출이 급격히 늘어났고, 이런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영국은 청나라에 아편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두 나라 간의 무역수지는 오히려 영국으로 은이 유입되는 형태로 변화되었고, 청나라는 심각한 아편중독으로 인한 국민보건상의 위협을 견딜 수 없었다. 결국, 청나라 군대는 영국 상인들의 아편을 몰수하여 폐기했고 이로 인해 경제적 손실을 받은 영국은 함대를 파견하여 청나라를 공격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자국의 경제적 이익만을 노리고 아편을 수출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 영국의 결정은 반인권적인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당시, 영국은 청나라에 아편을 판매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다. 자유로운 무역을 보장받기 위한 명분, 즉, 표면상으로는 ‘자유를 위한 전쟁’이었다.

 

하지만 국제무역 중심의 경제체제는 어디까지나 영국의 경제상황이었고, 청나라에게 자유로운 국제무역이 불필요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아편중독으로 인한 사회 문제의 해결을 더 이상 개인의 자유에 맡길 수 없어, 국가가 개입해야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영국이 주장한 자유는 청나라의 경제, 정치, 사회 상황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었다.

 

지금 이 아편 전쟁이 생각나는 이유는 100여년이 지난 현대에도 이와 다르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5일 유엔 시민적 정치적 권리규약위원회(ICCPR)는 국가인권위원회 독립성 보장, 포괄적 인종·성차별금지법 제정, 사형제 폐지, 국가보안법 일부 조항 폐지 등을 한국에 권고하는 최종 심의보고서를 채택했다.

 

하지만 이러한 유엔의 입장은 남북 분단이라는 한국 특수의 정치 상황이나 한국의 전통문화와 국민정서를 무시한 채 도식적인 명분만을 내세우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 무역강대국이 무역의 자유를 빌미로 확대했던 패권주의가 현대에 이르러서는 유엔을 앞세워 인권이나 환경 보호를 빌미로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다.

 

인권이 정치적인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사실은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던 국내 정치세력들이 정확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북한 주민의 인권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하며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던 무리들이 유엔이 인권을 빌미로 한국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는 것에는 매우 관대하다. 이것만 봐도, 인권이 이미 정치에 오염되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권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이며, 우리 국민은 스스로 모든 국민의 인권보호와 신장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어떤 국가나 국제기구도 그런 우리의 능력을 의심하며 압력과 내정간섭을 시도할 수 없다.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는 한국민이 가장 잘 알고 있으며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가장 효과적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는 주체도 한국민뿐이다. 북한이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을 자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가 그보다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이런 유엔의 압력은 국내의 정치적 문제 해결을 외부 국가나 기구의 힘을 통해 해결하려는 국내 정치세력의 왜곡된 정보 제공과 선동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이 국제사회의 중재자로서 많은 긍정적 영향력을 미친 것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유엔이 절대 선일 수 없다. 강한 정치력을 가진 국가나, 힘을 가진 특정 정치세력의 영향으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국제기구는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유엔이 내세우는 인권보호이나 자유보장과 같은 그럴듯한 포장에 현혹되어서도 안된다.

 

100여 년 전 제국주의 침략 속에서도 정의로운 명분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아편전쟁’이라는 아픈 과거를 통해 모든 국민들이 작금의 상황을 올바로 이해하는 혜안이 생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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