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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756)] 편의점

[책을 읽읍시다 (1756)] 편의점

유기농볼셰비키, 류연웅, 이아람, 정세호, 이산화 저 | 안전가옥 | 302|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편의점은 장르문학 애호가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2019년 여름 수상작 네 편과 초대작 한 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수상작들은 모두 심사위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초대작은 앤솔로지에 경쾌한 매력을 더해 주었다. 중심 소재가 편의점이라는 사실이 제목으로 명시되어 있지만 수록된 작품들의 제목을 보아도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책인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다섯 명의 작가들이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있는 공간 편의점의 문을 열고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했던 세계로 거침없이 나아간 까닭이다.

 

편의점에는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먹거리를 보자면 간단한 간식부터 제법 고급스러운 식사까지 두루 갖추고 있고, 생활용품 코너에는 옷가지와 화장품과 필기구에 더하여 부의금 봉투까지 마련해 두었다. 뿐이랴. 현금을 찾을 수도 있고 택배 발송도 가능하다. 골목마다 매장이 있으니 편의점을 일터로 삼은 사람도 많다. ‘편순이편돌이에게 있어 편의점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인생의 쓴맛을 체험하는 곳이다. 매출 압박에 시달리는 편의점주의 고단한 처지 또한 언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편의점속의 편의점은 필연적으로 다채로운 모습을 띤다. 창조와 비밀의 편의점은 인연이 만들어지는 장소이자 지역 명물 빵을 비롯한 다양한 음식으로 소소한 풍요로움을 안겨 주는 곳이다. 그 음식에 문제가 생긴다면 점포 수만큼의 피해가 생기기에,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의 주인공 모린은 새벽부터 서울 곳곳을 누비며 팔리지 말아야 할 삼각김밥들을 회수한다.

 

여자의 얼굴을 한 방문자도입부의 편의점은 주인공 선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이지만, 사건 전개에 따라 그 의미가 계속 달라진다. 선의 마음과 그가 편의점을 보는 시선의 변화가 작품 감상의 한 축이 된다. 마지막 퇴근은 손님들과 함께의 편의점 또한 주인공 우석의 직장이다. 편의점주인 우석은 손님 입장에서는 알 수 없었던 편의점의 그늘을 처절하도록 선명하게 드러낸다.

 

제목이 곧 작중 편의점의 상호인 카라마조프 헤븐의 경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 플랫폼형 편의점을 묘사하는데, 각종 캐릭터숍의 인기로 미루어 볼 때 현실화 가능성을 높게 점쳐 볼 만하다. 우리의 삶과 깊이 연결된 편의점의 미래는 곧 이 사회의 미래다. 40년에 걸쳐 일상 속에 자리 잡은 우리나라의 편의점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짐작해 본다면, 우리의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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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