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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95)] 옥수동 타이거스


옥수동 타이거스

저자
최지운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3-03-0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제1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당선작 『옥수동 타이거스』.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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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195)] 옥수동 타이거스

최지운 저 | 민음사 | 236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2006~2008년 옥수동에 불어닥친 재개발 바람은 이곳을 빈민촌과 부촌으로 나누고, 둘로 나눠진 옥수동에는 크고 작은 잡음이 그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부촌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그들과 가까운 옥수동에 위치한 공고를 초등학교로 바꾸려는 사건이 발생한다. 공고를 혐오시설처럼 여기는 분위기로 인해 어느 곳으로도 이전할 수 없는 공고는 교육청으로부터 폐교라는 행정예고를 받는다.

 

계층 갈등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두 지역을 대표하는 공고와 외고 학생들 사이의 패싸움으로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옥수동 타이거스』는 집값 하락을 이유로 폐교 위기에 처한 바 있는 ‘동호공고 폐교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부모, 지역, 학벌이 삼위일체로 작동하는 한국 사회를 재현했다는 점에서 21세기 ‘원미동 사람들’을 연상케 하는 이 작품은 ‘옥수동’이라는 또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 내며 문학적 지도를 업그레이드한다.

 

 

폐교되는 학교, 철거되는 집…… 그래도 꿈은 사라지지 않는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달동네 옥수동. 소박하던 이곳에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조용하기만 하던 옥수동이 둘로 갈라진다. 매봉산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상위 5퍼센트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오른쪽에는 하위 5퍼센트의 사람들이 전전긍긍하며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판자촌이 남아 있다.

 

가난의 이미지를 벗고 싶었던 고급 아파트 단지 사람들은 새로운 지명을 갖기 위해 행정구역 재편을 요구하고, 그 결과 옥수동 왼쪽 지역은 서당동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다. 둘로 나뉜 옥수동과 서당동에는 각각 그 지역을 대표하는 학교가 있으니 옥수동의 용공고와 서당동의 중앙외고가 그것. 오호장군과 캡틴파이브는 두 학교를 대표하는 폭력 서클이다.

 

앙숙이었던 두 서클은 용공고 폐교 위기를 기점으로 절정에 이른다. 용공고가 폐교되는 데 서당동 주민들이 로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 학교가 없어지는 것을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무력함에 좌절한 오호장군은 평소 자신들에게 주먹에 있어서만큼은 열등감을 느끼고 있던 캡틴파이브의 도전을 받아들인다.

 

 

21세기 ‘원미동 사람들’

 

원미동이 1980년대 소시민의 삶을 보여 주는 문학적 공간이었다면 옥수동은 2000년대 한국인의 욕망을 보여 주는 또 하나의 문학적 공간이다.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감이 오늘을 압도하는 곳, 아파트의 높이가 사회적 출세와 비례하는 곳, 일찌감치 나누어진 우열반이 인생마저 우열반으로 나누어 버리는 폭력적인 곳.

 

지역 이기주의와 학벌 지상주의로 점철된 세상에서 대학만을 강요당하는 이 시대 암울한 청소년들의 절박한 일상을 유쾌하게 전복하는 『옥수동 타이거스』는 태어난 이래 줄곧 방어율만 높이며 살아온 예비 청춘들이 세상을 향해 날리는 회심의 일격이자 묵직한 돌직구다.

 

 

캐릭터 중심·팝업 창 스타일…… 디지털 세대의 글쓰기

 

『옥수동 타이거스』는 청년신춘문예 1회 당선작답게 ‘젊은 소설‘을 대변하는 작품이다. 삼국지라는 고전적 설정과 대비를 이루는 팝업 창 방식의 서술은 젊은 세대에게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 기법의 형태가 무엇인지 보여 준다.

 

작가는 독자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에서 거침없이 각종 자료를 출현시킨다. 이야기 곳곳에서 ‘서울시 교육감 선거 후보에 출마했던 J씨의 인터뷰 기사’나 이야기의 사실성을 뒷받침해 주는 시험 문제, 주고받은 대화 창 등이 튀어나온다. 그 모습이 흡사 인터넷의 팝업 창과 같다.

 

이는 소설을 쓰기 위해 실제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작가는 이 같은 방식이 소설적 재미와 함께 사회성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글쓰기 방식은 아날로그적인 축적보다 디지털적인 순간성에 익숙한 세대적 특징을 반영한다.

 

 

작가 최지운 소개

 

1979년 전남 여수에서 태어났다. 동국대 문창과를 졸업하고 서울과학기술대 문창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 《한국경제》신춘문예에 『옥수동 타이거스』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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