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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96)] 마구


마구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출판사
재인 | 2011-12-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마구』는 한 천재 투수의 마구(魔球)를 향한 무서운 집념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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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196)] 마구

히가시노 게이고 저 | 이혁재 역 | 재인 | 395쪽 | 14,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미스터리의 제왕이라 불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공식적인 데뷔작은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인 『방과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히가시노 게이고를 세상에 알린 최초의 작품은 그가 25세 때 내놓은 본 소설 『마구』이다. 이 작품은 1984년 제30회 에도가와 란포상 최종 후보에까지 올라 당시 무명이었던 히가시노 게이고를 크게 주목받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결국은 많은 논란 끝에 수상을 놓치고 말았다.

 

 

고교 야구의 성전인 봄 고시엔 1차전 경기

 

9회말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은 가이요 고등학교의 에이스 투수 스다 다케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운명의 1구를 던진다. 그러나 그 공은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 투수에게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폭투가 되어 가이요 고등학교를 패전으로 이끈다.

 

그로부터 열흘 후, 스다와 배터리로 활약했던 포수이자 야구팀 주장 기타오카가 학교 근처 제방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경찰은 그가 남긴 앨범에서 “나는 마구를 봤다”는 메모를 찾아낸다. 그리고 얼마 후, 스다 다케시 또한 한쪽 팔이 잘린 채 신사의 숲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다. 그의 곁에서 발견된 것은 ‘마구’라는 다잉 메시지.

 

 

진실은 너무 무겁고 너무 깊다

 

주인공인 스다 다케시는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 투수로 프로야구 스카우터들에게 스카우트 1순위로 꼽히는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어둡고 굴절된 성격을 가진 청년으로 세상에 대한 분노와 서글픔을 간직한 채 오직 야구 하나에만 무섭게 매달려 살아간다.

 

그러던 그가 살해되면서 ‘마구’라는 다잉 메시지를 남긴다. 일반적으로 다잉 메시지란 문자 그대로 죽는 순간 남기는 메시지로, 죽기 직전 마지막 남은 힘을 모두 짜내 자신을 살해한 자에 대한 실마리가 될 만한 무언가를 남기는 것. 그래서 그 메시지의 내용은 대개 불완전하며, 그 불완전성으로 인해 추리 소설에서 암호 트릭의 하나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상 대개의 다잉 메시지는 부자연스럽고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다잉 메시지로 등장하는 ‘마구’라는 단어는 그 자체가 소설의 제목이 될 만큼 크고 깊은 의미를 지니며 주인공의 인생 궤적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말이다. 스토리가 전개됨에 따라 독자들은 주인공 스다가 세상에 대한 분노를 간직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된 충격적이고도 비극적인 진실에 직면하게 된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 중량감이 실려 있는 진한 감동의 미스터리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중 가장 스케일이 크고, 복잡한 사건과 복선이 맞물려 돌아가는 가장 입체적인 작품이다. 두 고교 야구 선수의 의문의 죽음, 그리고 그 며칠 전에 일어난 전기 회사 폭파 미수 사건, 또 전기 회사 사장 납치 협박 사건. 언뜻 보면 도저히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 이 별개의 사건들이 교묘히 한 지점에서 맞물리면서 각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진실이 하나씩 드러난다. 그리고 그 사건 하나하나가 모두 명확한 동기와 배경을 가진 채 하나의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독자들은 서스펜스와 쾌감을 느끼게 된다.

 

자신을 가난하고 외롭게 만든 세상에 대한 분노,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어머니에 대해 갖는 지극한 사랑의 마음. 이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하며 하나의 엄청난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이 소설은 지켜보는 내내 독자들에게 인간의 운명과 그것을 결정짓는 조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소개

 

1958년 2월4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곧바로 일본 전자회사인 '덴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틈틈이 소설을 쓴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85년 『방과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전업작가가 되었다. 이공계 출신이라는 그의 특이한 이력은 『게임의 이름은 유괴』에서도 인터넷의 무료메일, 게시판, 불법 휴대전화, FAX, 비디오 카메라 등 하이테크 장비를 이용해 무사히 몸값을 받아내고 유괴를 성공해내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에도가와 란포 상은 그 해의 가장 우수한 추리 작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데뷔작이자 수상작인 『방과후』로 화려하게 등단한 그는 일본 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이지만, 유독 한국에서 그 명성과 실력에 맞는 인지도를 쌓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비밀』을 계기로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도 가까워지게 되었다. 엄마의 영혼이 딸에게 빙의된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었다. 이 작품은 청순한 이미지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히로스에 료코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소설은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독자를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빙의나 의료 사고 등 녹록치 않은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당대 첨예한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추리소설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소설을 쓰고 있다. 늘 새로운 소재와 치밀한 구성, 생생한 문장으로 매번 높은 평가를 받는 저력 있는 작가인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답게 작품 중 19편이 영화와 드라마로 다시 독자들과 관객들을 만났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히며, 전세계적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비밀』로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 초에는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제까지 나오키 상에 『비밀』 『백야행』 『짝사랑』 『편지』 『환야』 등 다섯 작품이 후보로 추천받은 바 있으나 전부 낙선했다. 나오키 상과는 인연이 없는 남자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여섯 번째 추천작 『용의자 X의 헌신』으로 결국 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방황하는 칼날』『흑소소설』『독소소설』『괴소소설』『레몬』『환야』『11문자 살인사건』『브루투스의 심장』 등이 있다.

 

그의 작품중 『방과 후』 『쿄코의 꿈』 『거울의 안』 『기묘한 이야기』 『숙명』 『백야행』 『갈릴레오』 등 지금까지 20편이 넘는 작품들이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비밀』 『변신』 『편지』 『용의자 X의 헌신』 『더 시크릿』등 10여편이 영화로 제작되는 등,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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