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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99)] 행복한 라디오



행복한 라디오

저자
리사 나폴리 지음
출판사
수이북스 | 2013-03-0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이 책은 저자가 우연한 기회에 부탄에서 일하게 되고, 부탄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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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199)] 행복한 라디오

리사 나폴리 저 | 김유미 역 | 수이북스 | 334쪽 | 13,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국민들에게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며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은 왕과, 그런 국왕의 결정을 환영하기보다는 망연자실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충격이었다. 화폐 가치를 중시하는 국민 총생산(GDP) 대신 국민 총행복(GNH)이라는 기준을 만들어 행복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 온 나라. 마치 애니메이션의 배경같은 이 나라는 2010년, 유럽 신경제재단이 조사한 각 나라의 행복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부탄이다. 부탄 국민은 100명 중 무려 97명이 '나는 행복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작은 나라 부탄은 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된 것일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부탄

 

이 책은 저자가 우연한 기회에 부탄에서 일하게 되고, 부탄과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 가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담은 책이다. 라디오 뉴스 리포터로 일하던 저자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허우적대며 살아가고 있었다. 오랜 방송 생활은 그녀의 모든 경험을 뉴스 아이템으로 전락시켰고 인간관계를 뉴스 자원으로만 생각하게 했다. 미디어라는 이름의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색안경이 그녀를 지치게 하고 있었다. 게다가 더 많은 소비를 위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하는 악순환과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자신의 모습은 분명 무언가 잘못 돼 있었다.

 

그때 그녀는 부탄에서 일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게 됐다. 그리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부탄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후 몇 년 동안 그녀는 부탄을 오가며 실제로 행복한 삶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단지 화려한 구호나 마케팅이 만들어 낸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이 책에 덤덤히 써 내려갔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부탄의 속살

 

그녀가 가까이에서 바라본 부탄이라는 나라는 낯설기만 했다. 국민들에게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며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은 왕과, 그런 국왕의 결정을 환영하기보다는 망연자실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충격이었다. 화폐 가치를 중시하는 국민 총생산(GDP) 대신 국민 총행복(GNH)이라는 기준을 만들어 행복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 온 국왕은 국민의 희생을 대가로 하는 경제 발전은 진정한 발전이 아니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자연 보호를 최우선 가치에 두고 모든 여행자에게 하루에 200달러씩의 세금을 물리는 것도 독특했다. 너무 많은 여행객이 입국하면 자신들만의 문화를 해치고 자연이 훼손된다는 이유였다. 사실 부탄 여행이 허가된 것은 1970년대부터였고, 국제 화폐, 도로, 학교, 공항, TV 등은 모두 그 이후에 도입된 것이었다.

 

 

부탄에 라디오 방송국이 생기다

 

그녀가 부탄에서 해야 할 일은 부탄에 처음으로 문을 연 라디오 방송국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었다. '쿠주 FM'이라는 이름의 이 방송국은, 방송국을 세우고 싶어 하는 이들의 요청을 받은 황태자가 자신의 자동차를 팔아 마련한 돈으로 세워졌다. 비록 저자가 일하던 미국의 라디오 방송국에 비하면 시설이 보잘것없었지만 운영 방식과 청취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미디어에 지쳐서 부탄행 비행기에 오른 저자는 아직 미디어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나라에서 사람들이 미디어를 잘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회의를 느끼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순수함에 마음을 열며 잘 적응해 나간다.

 

서구 문물은 빠른 속도로 부탄에 상륙했다. TV와 라디오 방송이 시작되며 사람들은 점차 도시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또 전통 문화 대신 서양 문화가 사람들의 삶에 파고들었다. 사람들은 점차 돈이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젊은이들은 서양 국가로의 이민을 동경했다.

 

과연 부탄은 앞으로도 행복한 나라로 남을 수 있을까?

 

 

작가 리사 나폴리 소개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햄프셔 대학을 졸업했다.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공동체의 심층부를 파헤치는 일에 매력을 느껴 언론인이 되었다. CNN, MSNBC, 「뉴욕 타임스」 등에서 리포터 및 칼럼니스트로 일했으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40대에 접어들어 삶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할 무렵 부탄을 알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에 부탄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게 되었다. 현재는 뉴욕의 공영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며 부탄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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