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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069)] 꽃잎 한 장처럼

[책을 읽읍시다 (2069)] 꽃잎 한 장처럼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이해인 수녀의 시 편지

이해인 저/오리여인 그림 | 샘터 | 368 | 16,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첫 서원을 한 지 54, 희수라고 칭하는 만 77세를 맞은 이해인 수녀가 불안과 우울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 위로의 시 편지를 건넨다. 그동안 우리는 어렵고 힘들 때마다 이해인 수녀의 글을 읽으며 살아갈 힘을 얻어왔다.

 

그 어느 때보다 진실한 위로와 축복이 필요한 지금, 지속되는 거리 두기로 옆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지금 이 순간, 이해인 수녀는 봄을 알리는 꽃과 같은 한 권의 책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연둣빛 바람 부는 봄날의 꽃처럼 아름다고 향기로운 시와 글들은 봄이 와도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준다.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등등 이해인 수녀가 펴낸 책 제목에는 꽃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 있다.

 

이해인 수녀는 이번 책 제목에는 꽃을 피하려고 했지만 요즘 마음에 담고 있는 꿈,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시가 바로 꽃잎 한 장처럼이기에 책 제목으로 삼았다고 말한다.

 

이 책에 실린 시와 글들은 2019 1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쓰인 것이다.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급변한 우리 삶의 모습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교훈을 얻고 희망을 찾고자 한 이해인 수녀의 마음이 글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1부에는 더러 지면에 발표했으나 안 한 것이 더 많은 최근의 시들을 담았고, 2부에는 일간지에 연재되었던 시 편지를, 3부에는 이런저런 기념 시와 글들을 담았다. 그리고 4부에는 지난 1년간 일상생활을 메모해 둔 일기 노트의 일부를 실었다.

 

해방둥이 동갑내기 나태주 시인은 추천사에서 ,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은 순간순간을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도 이해인 수녀 시인님의 글을 읽으면서 견디고, 참고, 기다리고, 그리워하고, 또 가슴 설레는 사랑으로 살았는지요! 당신의 기도로 우리가 하루하루 순간순간 많은 위로와 축복과 치유의 기회를 얻었음을 감사히 생각합니다라고 썼다.

 

 

살아갈수록 나에겐 사람들이

어여쁘게 사랑으로 걸어오네

아픈 삶의 무게를 등에 지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으며 걸어오는 그들의 얼굴을 때로는

선뜻 마주할 수 없어

모르는 체 숨고 싶은 순간들이 있네

늦은 봄날 무심히 지는

꽃잎 한 장의 무게로 꽃잎 한 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오랫동안 알고 지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그들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나는 들고 가리라 천국에까지

 

- 이해인의 시 꽃잎 한 장처럼

 

작가 이해인 소개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삼 일 만에 받은 세례명이 벨라뎃다’, 스무 살 수녀원에 입회해 첫 서원 때 받은 수도명이 클라우디아이다. ‘넓고 어진 바다 마음으로 살고 싶다는 뜻을 담은 이름처럼, 부산에 있는 바닷가 수녀원의 해인글방에서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수십 년간 폭넓은 독자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시는 교과서에도 여러 편 수록되어 있고 전국의 산과 공원에 수많은 시비로도 새겨져 있다.

 

수도자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을 조화시키며 기도와 시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수녀 시인.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필리핀 성 루이스 대학 영문학과와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부산 성 베네딕도회 수녀로 봉직중이다. 1964년 수녀원(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 1976년 종신서원을 한 후 오늘까지 부산에서 살고 있다.

 

1970 소년지에 동시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출간한 이후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시간의 얼굴』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작은 위로』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작은 기쁨』 『희망은 깨어 있네』 『작은 기도』 『이해인 시 전집 1· 2 등의 시집을 펴냈고, 동시집 엄마와 분꽃, 시선집 사계절의 기도를 펴냈다.

 

산문집으로는 두레박』 『꽃삽』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기쁨이 열리는 창』 『풀꽃 단상』 『사랑은 외로운 투쟁』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시와 산문 을 엮은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등이 있다.

 

기도시 그림책 어린이와 함께 드리는 마음의 기도, 동화 그림책 누구라도 문구점을 냈다.

 

그밖에 마더 테레사의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외 몇 권의 번역서 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짧은 메시지에 묵상글을 더한 교황님의 트위터가 있다. 그의 책은 모두가 스테디셀러로 종파를 초월하여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초··고 교과서에도 여러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9회 새싹문학상, 2회 여성동아대상, 6회 부산여성문학상, 5회 천상병 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1976)를 펴내고 고독의 진수를 깨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을 호명하며 우리 곁에 다가온 수녀는 수도자임에도 꾸준히 대중적인 인기를 이어가는 비결에 대해 일상과 자연을 소재로 하는 친근한 시적 주제와 모태 신앙이 낳아준 순결한 동심과 소박한 언어 때문일 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넘치는 사랑과 정갈한 자기 반성이 읽는 이까지 물들이고, 일으켜 세우는 수녀 시인. 수녀는 시집 작은 위로에서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내리는 빗줄기를 보고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임을,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임을 이야기한다. 때로는 당신을 용서한다고 말하면서/사실은 용서하지 않은/나 자신을 용서하기/힘든 날이 있습니다라는 고백도 털어놓았다.

 

이해인 수녀는 어머니 1주기(2008 9 8)를 기념한 열 번째 시집의 원고를 탈고하자마자 뜻밖의 암 선고를 받았다. 곧바로 대수술을 받고 잠깐 동안의 회복 기간을 거쳐 다시 항암치료를 시작한 이해인 수녀는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아픈 걸 다행으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이같은 마음은 열 번째 시집 엄마에 잘 담겨 있는데, 어머니가 손수 만들어 해인 수녀에게 선물로 주신 도장집, 꽃골무, 괴불주머니 등 어머니의 유품 사진들과 잔잔한 사연을 함께 담고 있다.

 

시인으로서 40, 수도자로서 50년의 길을 걸어온 이해인 수녀는 오늘도 세상을 향해 시 편지를 띄운다. 삶의 희망과 사랑 의 기쁨, 작은 위로의 시와 산문은 너나없이 숙명처럼 짊어진 생활의 숙제를 나누는 기묘한 힘을 발휘한다. 멀리 화려하고 강렬한 빛을 좇기보다 내 앞의 촛불 같은 그 사랑, 그 사람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는 조금씩 사라져가는 지상에서의 남은 시간들’, 아낌없는 사랑의 띠로 우리를 연결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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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