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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75)] 너를 봤어



너를 봤어

저자
김려령 지음
출판사
창비 | 2013-07-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김려령 작가의 놀랍도록 강렬한 신작 소설!《완득이》를 통해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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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275)] 너를 봤어

김려령 저 | 창비 | 203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너를 봤어』는 사랑과 폭력을 주제로 벼린 매혹적인 서사를 담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정수현’은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공히 인정받는 중견 소설가이자 유수한 출판사의 편집자이다. 모자랄 것 없어 보이는 삶이지만 그에겐 폭력으로 얼룩진 지옥과도 같은 과거와 충격적인 비밀들이 있다. 가족과의 끈질긴 악연과 자신의 이중성으로 나락에 빠져들게 되는 수현에게 어느 날 마주한 후배 작가 ‘서영재’의 존재는 유일한 희망과 설렘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태어나 처음 진정으로 느낀 사랑은 커다란 행복임과 동시에 벗어날 수 없는 죄책감을 안기는 굴레가 된다.

 

그러나 태어나 처음 진정으로 느낀 사랑은 커다란 행복임과 동시에 벗어날 수 없는 죄책감을 안기는 굴레가 된다. 영재 또한 수현을 사랑하지만 수현이 보기에 자신이 형제처럼 아끼는 후배 소설가 ‘윤도하’야말로 영재의 진정한 파트너이다. 그리하여 수현은 자신의 예감을 확인하기 위해 영재와 도하에게 협업의 기획소설을 제안한다. 수현은 이제 목숨보다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무거운 고뇌에 빠진다. 자신의 괴물 같은 모습을 숨길 것인가, 이 모든 것들로부터 홀로 사라질 것인가.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문단과 출판계의 소소한 에피소드나 소설가의 일상을 맛깔나게 그려낸다. 전작들에서 볼 수 있었던 작가만의 위트도 반갑게 만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독자들은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소설로 단숨에 읽어 내리게 된다.

 

이 작품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수위가 세다’는 것이다. 절절한 성애와 돌연하게 등장하는 폭력의 장면들은, 생의 끝으로 달려가는 주인공의 심정과 현실 바로 아래 도사리는 극단적인 폭력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몇 차례 등장하는 돌연한 폭력의 장면들은 숨 막힐 듯 팽팽한 긴장감과 잔혹한 충격을 전한다. 이는 예술을 향유하면서 안락한 일상을 누리는 우리네 세속적인 삶 바로 한 꺼풀 아래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극단적인 폭력의 세계가 도사리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 폭력의 시퀀스는 가정 내에서조차 회복할 수 없는 갈등을 야기하는 하층 계급의 비참한 현실이나 철저한 자본의 논리 속에 망가져가는 현대인의 삶의 또다른 모습인 것이다.

 

『너를 봤어』는 누구라도 흥미롭게 귀 기울일 이야기와 그 속에 담은 대중들의 애환과 희로애락을 통해 완성된 참으로 소설다운 소설이다. 거침없이 질주하는 서사와 일견 무척 극적이지만 실은 우리의 시대상을 반영한 리얼리즘적 시각이 다시 소설이란 무엇인가를 신명난 감흥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서사 부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작금의 한국소설에 단비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작가 김려령 소개

 

마해송문학상과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석권하며 2008년 가장 주목해야 할 거물급 신인의 등장을 알린 작가. 진지한 주제의식을 놓지 않으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필력이 단연 돋보인다.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증조할머니에게 옛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것을 자양분으로 하여 진지한 주제의식을 놓지 않으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필력이 돋보이는 작가이다. 기억의 호수에 등장하는 기억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건망증과 착각 그리고 기시감과 기억상실에 이르기까지, 기억의 비밀들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다채롭고 유쾌하게 재현한『기억을 가져온 아이』로 제3회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했다.

 

공개 입양된 아이 하늘이를 주인공으로, 가족 사이의 진실한 소통과 이해에 관해 이야기하며 ‘구성해 가는 것으로서의 가족’을 잘 보여준『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로 제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정해진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대신, 세상과 온몸으로 부딪쳐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며, 온실의 화초는 절대 알지 못할 생활 감각과 인간미, 낙천성을 가진 아이의 이야기를 그린『완득이』로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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