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87)] 당신에게



당신에게

저자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출판사
샘터 | 2013-06-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아내가 남긴 마지막 편지를 찾아 여행을 떠난 구라시마 에지의 이...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287)] 당신에게

모리사와 아키오 저 | 이수미 역 | 샘터 | 312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당신에게』는 사별한 아내가 띄운 마지막 편지, 즉 유서가 보관된 아내의 고향 우체국으로 떠나는 한 남자의 여행을 그린 소설이다.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일본에서 2012년에 개봉했다. <철도원>의 주연으로 익숙한 일본의 국민 배우 다카쿠라 겐 주연, 다나카 유코, 쿠사나기 츠요시(초난강), 기타노 다케시 등 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았고, 영화와 소설 모두 호평을 받았다.

 

교도소에서 직업훈련 교사로 일하는 구라시마 에지는 아내의 장례를 치른 후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그것은 아내가 남긴 편지로 자신의 유골을 고향 바다에 뿌려달라고 적혀 있었다. 또한 그곳 우체국에서 한 통의 편지를 더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편지를 받을 수 있는 기한은 12일. 그는 아내의 마음을 알기 위해, 직접 꾸민 캠핑카에 아내의 유골을 싣고 여행을 떠난다. 슬픔을 한가득 담은 로드무비처럼 펼쳐지는 여행에서 그는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한순간의 실수로 전과자가 된 전직 국어교사 스기노, 아내의 불륜에 상처받은 도시락 판매원 다미야, 그의 조수로서 중년의 나이에 가족을 등지고 외톨이 삶을 시작한 난바라는, 구라시마가 여행에서 만난 인연들이다. 아내의 고향으로 가는 동안 네 남자의 비밀스럽게 간직한 상처가 하나둘 밝혀지고, 그들은 서로가 아직은 살아야 할 이유를 나눈다. 마치 그런 우연한 인연조차 죽은 아내가 마련해준 듯.

 

결국 아내의 고향인 어촌 마을에 도착해 그곳 우체국에 보관된 편지를 찾아 읽은 구라시마는 아내가 저세상으로 떠나면서 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듣고, 참았던 눈물을 떨구며 무너지고 만다.

 

모리사와 아키오는 이 작품을 쓰면서 일본 구석구석을 직접 걸어 다니며 면밀한 취재를 거듭했다. 그래서 길 위의 풍경들 하나부터 주인공이 거쳐 간 전 여정이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된다.

 

주인공 구라시마 에지가 아내의 유골을 캠핑카에 싣고 일본의 중부쯤 되는 도야마에서 출발해 서부 해안을 따라 일본 남단 나가사키 현 히라도 시의 우스카까지 가는 1,000킬로미터가 넘는 길은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일본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관광지가 아닌 내륙을 지나 구불구불 이어지는 다소 생경한 곳들에 대한 작가의 묘사를 접하다 보면 책을 덮은 후 소설의 경로를 따라 직접 떠나 보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내의 유골을 바다에 뿌리러 가는 여행이다.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장소에서 느끼는 감정, 문득 혼자라는 것이 믿기지 않아 잠에서 깨는 밤, 덩그러니 세워놓은 캠핑카 옆에서 남에게 맡기기 싫어 홀로 아내의 유골을 빻고 “고마워”라고 흐느끼던 호숫가의 캠핑장. 이 모든 배경과 여정을 담은 묘사는 눈앞에 펼쳐지는 영화이자 우리 삶의 한 모습처럼 느껴진다.

 

구라시마는 고독한 출발을 감행했지만 아내에게 프러포즈를 했던 곳. 운해(雲海) 위의 성터 다케다 성을 거쳐 아내의 고향인 우스카 항까지 가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자연을 접하게 된다. 아내를 떠나보내는 여행이었지만 그 안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느끼는 자유를 맛보게 된다.

 

생전 아내의 좌우명이었던 ‘타인과 과거는 바꿀 수 없어도, 나와 미래는 바꿀 수 있다. 그리고 인생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라는 말을 되뇌는 그에게, 여행은 더 이상 외롭지 않은 삶의 여정으로 다가온다.

 

『당신에게』라는 제목은 아내 요코가 남편에게 띄우는 마지막 편지의 첫말이다. 먼저 떠나는 한 사람이 아직 남아 있는 사람을 위해 준비한 여행. 죽음마저 두렵지 않게 만드는 부부의 사랑은 마지막 엔딩과 함께 크나큰 감동과 희망을 선사한다.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 소개

 

1969년 지바 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 인간과학부를 졸업했다. 소설·에세이·논픽션·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라스트 사무라이 외눈의 챔피언 다케다 고조』로 제17회 미즈노 스포츠라이터 우수상을 받았다. 작품 중 『쓰가루 백년 식당』과 『당신에게』는 일본에서 영화로도 사랑받았다. 그 외 『무지개 곶의 찻집』 『푸른 하늘 맥주』 『도쿄타워가 사라질 때까지』 『소중한 것일수록 작은 목소리로』 『나쓰미의 반딧불이』 『바다를 품은 유리구슬』 『러브 & 피넛』 『아오모리 드롭 킥커즈』 등이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