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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361)] 천사학(전 2권)



천사학. 1

저자
대니얼 트루소니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11-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종교와 예술, 신화와 역사가 지어올린 판타지 극강의 몰입도를 선...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361)] 천사학(전 2권)

대니얼 트루소니 저 | 남명성 역 | 문학동네 | 320쪽 | 각권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천사학』은 대니얼 트루소니라는 대형 신인의 탄생을 알리며 전 세계 출판계와 장르 독자들을 흥분시켰다. 이 소설은 창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성서적 지식과 역사, 신화와 예술의 영역을 거대한 상상력으로 조합해 완성한 지능적인 팩션이자 천사, 그것도 사악한 타락천사를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보인 21세기형 스릴러다. 불가리아의 험준한 동굴, 1940년대의 파리와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둔 뉴욕을 무대로 펼쳐지는 하늘과 땅의 전쟁, 반인간 반천사의 존재와 천사학자들의 대추격전은 지금까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향한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소설은 1943년 겨울, 악마의 목구멍 동굴에서 천사의 시체를 발견한 천사학자들의 등장으로 열린다. 양피지처럼 희디흰 피부, 배꼽 없이 매끈한 배, 황금빛 머리카락, 날개. 그들이 발견한 천사는 그런 모습이었다. 천사학자와 천사의 ‘시체’(죽을 수 있는 몸을 가진 물질적 존재로의 천사!)는 본격적으로 소설이 진행되기 전 독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후 1999년 뉴욕 세인트로즈 수녀원의 이야기와 1940년대 천사학자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두 이야기의 중심에 에반젤린이 있다. 모든 비밀의 열쇠를 쥔 인물이자 소름 끼치는 예언의 주인공으로.

 

젊고 아름다운 수녀 에반젤린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세인트로즈 수녀원에 온 뒤로 영원한 경배 프란체스코 수녀회의 일원으로 하루하루 의무를 다하며 고요하고 경건한 삶을 살아간다. 매일 한 번씩 수녀원와 예배당을 오가며 19세기 초 예배를 시작한 이래 단 하루, 단 한 시간, 단 일 분도 끊이지 않은 기도를 올리는 것이 이곳 수녀들의 생활이었다.

 

에반젤린 역시 천사들이 굽어보는 예배당에서 경배를 올려왔다. 수녀원으로 오는 편지들을 읽고 분류해 정리하고 답신을 보내는 것도 그녀에게 주어진 일이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며칠 앞둔 그날, 베를렌이라는 남자가 보낸 한 통의 편지가 평범하기 그지없던 에반젤린의 삶을 송두리째 집어삼킨다. 젊은 미술사가인 그는 퍼시벌 그리고리라는 자의 의뢰로 록펠러 가문의 안주인이자 예술계 후원자였던 애비게일 록펠러가 죽은 이노센타 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찾고 있었다. 에반젤린은 낡은 자료상자 안에서 애비게일 록펠러와 이노센타 원장이 알고 지내며 서신을 주고받았다는 증거를 발견하게 된다. 수녀원으로 직접 찾아온 베를렌과 함께 유력한 록펠러 가문과 수도원의 숨겨진 연결고리를 추적해나간다. 그러던 중, 셀레스틴 수녀에게서 천사학자들의 비밀결사와 그들이 오랜 전쟁을 벌여온 무시무시한 존재에 대해 듣게 된다.

 

“하느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과 한자리에 들어 그들에게서 자식이 태어나던 그때와 그뒤에도 세상에는 네피림이 있었는데, 그들은 옛날의 용사들로서 이름난 장사들이었다.”

 

『천사학』의 가장 사악하고 위험한 천사 네피림은 바로 창세기 6장의 이 구절에서 탄생했다. 소설이 그려내는 천사는 실체 없는 영혼의 존재가 아니며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메신저나 인간의 수호자도 아닐뿐더러 현대에 이르러 무수히 소비되는 천사의 이미지와도 거리가 멀다. 원래 신학의 한 분야였던 천사학 역시 상상력을 통해 네피림에 맞서 싸우기 위한 천사학자들의 실용적인 학문으로 그려진다. 잘 알려지지 않은 성서 이야기, 에녹서와 같은 가톨릭 위경, 신화까지 이야기로 절묘하게 녹여낸 결과다.

 

이와 같이 무게감 있는 소재로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한편, 빠른 전개와 생생한 묘사를 통해 최고의 몰입도를 선사한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로 눈앞에 파리 지하의 천사학자 도서관 정경이 그려지고, Angel1 번호판을 단 천사학자의 자동차가 뉴욕의 도로를 달릴 것 같고, 더 나아가 세계를 지배하는 엘리트와 그 배후에 인간이 아닌 존재가 있다고 믿게 된다. 바로 중독처럼 빠져드는 이 책의 가장 큰 힘이다.

 

 

작가 대니얼 트루소니 소개

 

1973년 미국 위스콘신 주 라크로스에서 태어났다.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교에서 역사와 영어를 전공하고 최우등으로 졸업했다. 2002년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예창작 대학원 과정인 아이오와 작가 워크숍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타임스, 『피플』 등에 문학 평론을 기고해오다, 2006년 『땅속으로 떨어지다』로 데뷔했다. 베트남전쟁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어 폭력적으로 변한 아버지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자서전은 그해 뉴욕 타임스 최고의 책 10선에 선정되었다.

 

또한 『엘르』 독자가 뽑은 최고의 책, 미국서점협회 추천도서로 선정되었고 미셰너 코페르니쿠스 학회에서 수여하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신인작가로서 큰 영광을 안았다. 이후 영어교사로 일본, 영국, 프랑스 등에 체류하며 다양한 문화적 견문을 넓혔다. 남편의 고향인 불가리아를 여행하던 중 험준한 동굴을 보고 영감을 얻어 『천사학』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기독교에서 실제로 전해지는 천사 관련 자료를 조사하기 위해 친척이 지내고 있는 수녀원에 머물렀으며 당시의 수녀원과 성당이 작품의 배경이 되었다. 원고 완성과 동시에 7개 출판사에서 러브콜을 받았고, 출간 이 주 만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한편, 프랑스, 독일,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32개국에 해외 판권이 팔렸다. 2013년 후속작 『천사들의 도시』(문학동네 출간 예정)를 발표해 다시한번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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