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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460)] 스타십 트루퍼스

[책을 읽읍시다 (460)] 스타십 트루퍼스

로버트 A. 하인라인 저 | 김상훈 역 | 황금가지 | 396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스타십 트루퍼스』는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C. 클라크와 더불어 20세기 중반 SF의 황금시대를 일궈낸 작가로 꼽히는 ‘미스터 SF’ 로버트 하인라인의 대표작이다. 1997년 폴 버호벤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를 통해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졌으며 이전에도 두세 차례 출간됐던 작품으로 절판으로 인해 아쉬워하던 독자들에게는 바라 마지않던 희소식이 될 것이다. 미래 사회의 군대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강화복(powered suit)을 비롯한 여러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후대에도 큰 영향을 줬다.

 

하지만 한편으로 작품 전반에 병역과 시민권의 관계, 엘리트주의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치적 메시지가 짙게 흐르는 탓에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하인라인의 다른 대표작인 『더블스타』 『낯선 땅 이방인』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과 마찬가지로 휴고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병역이 완전한 시민권을 담보하는 미래 사회.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후안 ‘조니’ 리코는 친구를 따라 지구 연방군에 입대하기로 결심하고 기동보병 사단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혹독한 훈련과 군 생활을 거치며 기동보병으로서의 긍지를 느끼고 진정한 군인으로 거듭나기 시작한다. 이윽고 지구 연방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함락을 계기로 클렌다투 행성의 외계 거미 종족과의 전쟁에 돌입하고 마는데…….

 

『스타십 트루퍼스』는 병역이 완전한 시민권을 담보하는 미래 사회에서 평범한 청년이었던 후안 리코가 우연히 지구 연방군에 입대하여 훈련을 상세하게 그리고, 이후 이어지는 외계 종족과의 전쟁을 통해 군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사실 이 작품에서 전투 자체가 차지하는 비중보다는 내부인인 주인공이 군대 조직을 경험하며 얻는 성찰과 작중 뒤부아 선생이라는 인물의 입을 빌려 제시되는 정치적 고찰이 주를 이룬다.

 

그로 인해 군국주의를 옹호하는 작품이라며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이 작품이 담고 있는 테마가 독자로 하여금 생각해 볼 화두를 던진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밀리터리 SF’란 하위 장르의 탄생에 도화선 역할을 한 이 작품에서 가장 매력적인 요소라면 바로 ‘강화복’일 것이다. 주인공이 소속한 기동보병이 전투 시에 입는 일종의 갑옷으로 개인의 능력을 초인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이 아이디어는 게임 스타크래프트와 애니메이션 ‘모빌슈츠 건담’ 등 후대의 SF 콘텐츠의 설정뿐만 아니라 실제로 미군의 연구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가 로버트 A. 하인라인 소개

 

로버트 하인라인은 아서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와 함께 과학소설의 기틀을 다진 3대 거장(Big Three) 가운데 한 사람으로, 특히 스토리텔링에 발군의 솜씨를 보였다. 클라크가 우주를 향한 원초적 동경에 충실했고 아시모프가 재기 넘치는 플롯의 달인이었다면 하인라인은 개성적인 캐릭터와 역동적인 이야기를 조합해내는 데 천재였다.

 

1907년 미국 미주리 주에서 태어난 하인라인은 명예나 리더십 같은 군인의 도덕률을 흠모하다가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1929년에 임관한 뒤 항공모함 렉싱턴 호 등에서 근무했지만 1934년에 폐결핵으로 의가사제대를 했고 그 뒤 UCLA 대학원에서 수학과 물리학 수업을 들었으나 몇 주 만에 그만두었다. 그러고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업튼 싱클레어가 민주당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전에 나갔을 때 그의 캠프에서 일하기도 했다.

 

1939년 존 W. 캠벨이 편집장으로 있던 잡지 ‘어스타운딩 사이언스 픽션’에 첫 단편 「생명선」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그의 작가 경력은 승승장구 그 자체였다. 일찌감치 SF계에서 자리를 굳힌 하인라인은 1947년에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에 「지구의 푸른 언덕」을 실으면서 SF 작가로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주류 매체에 자기 작품을 발표하였고, 그 뒤로 20세기 중반을 관통하며 40여 년 이상 최고의 SF 작가로 군림했다. 히피 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낯선 땅 이방인』 군국주의 파시즘 찬양 논쟁을 유발했던 『스타십 트루퍼스』 등 1950년대 중반부터는 성숙한 사회적 주제와 대담한 묘사를 선보인 장편들을 잇달아 발표해 숱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생전에 32편의 장편소설과 60여 편에 이르는 단편을 발표했다. 대표작으로 『스타십 트루퍼스』 『낯선 땅 이방인』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프라이데이』가 『달을 판 사나이』있다. 아울러 그의 세 작품이 레트로 휴고상을 수상했다. 그는 1975년 미국 과학소설 작가 협회가 뽑은 첫 번째 그랜드마스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화성에 그의 이름이 붙은 크레이터가 있으며 1985년에 발견된 한 소행성도 하인라인으로 불린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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