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461)] 역린 1: 교룡(蛟龍)으로 지다
최성현 저 | 황금가지 | 320쪽 | 12,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역린』은 18세기 영·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궁중의 암투와 모략을 정치 스릴러로 쓴 소설이다. 영화 ‘역린’의 각본을 쓴 최성현 작가가 오랜 구상을 통해 집필했다. 묵직한 필체와 탄탄한 구성으로 영상을 뛰어넘는 재미를 선사한다. 제1권인 「교룡(蛟龍)으로 지다」는 사도세자를 주인공으로 조선 왕실 최대의 비극인 임오화변(壬午禍變)이 벌어지기까지 2년간 영조와 사도세자, 노론과 그 세력들 사이에 벌어진 역사적 사건과 기록을 바탕으로 극화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정유역변(정조 암살 시도)이 일어나기까지의 역사적 배경이 되는 궁궐 내 정치 상황과 주요 사건을 상세히 기술한다. 또한 알려지지 않은 사건의 내막을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재구성하여 역사의 이면을 모르던 독자들에게 새로운 흥미 요소로 작용한다. 장헌세자(훗날 사도세자), 어린 정조, 영조, 혜경궁 홍씨, 정순왕후 등의 실존 인물의 이야기 외에도 살수인 광백과 을수, 내관 갑수 등 2권에서 정유역변에 깊이 가담하는 주요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가 흡인력 있게 진행된다.
“저는 저 밖에서 백성들의 거대한 용을 보았습니다. 그 용은 임금도 세자도 노론도 소론도 관심이 없습니다. 진정한 정치는 그 용을 두려워하고 그 용을 안온하게 하는 것입니다. 저 하나 죽고 사는 것으로 바뀌는 건 없습니다. 노론과 타협한다고 바뀌는 건 없습니다. 하루가 뜨겁고 하루가 차가운 것으로 바뀌는 건 없습니다. 그 용을 증명하는 것이 진정한 정치이며 정도(正道)입니다. 저는 이제 전력을 다해, 그것을 증명하려 합니다. 그것이 저의 정치입니다.”
「교룡으로 지다」는 1760년 온궁 행차, 1761년 관서 미행, 1762년 임오화변 등 사도세자에 얽힌 세 가지 역사적 중요 사건을 뼈대로 하고 있다. 사도세자는 노론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정적으로 둘러싸인 궁궐을 몰래 빠져나오는 미행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했다. 그러나 노론은 갖은 방법으로 ‘택군’을 주도하고 사도세자를 폐서인하려는 모략을 세운다.
최성현 작가는 이렇듯 음모와 위협이 도사리는 궁중의 잔혹한 정치 세계를 자신만의 진중한 문체로 무게감 있게 전달한다. 또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되 각기의 인물에 강렬한 개성을 부여해 극의 재미를 최대한 이끌어낸다.
속을 알 수 없는 내관 안국래,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홍계희, 큰 판을 그리며 자기의 뜻대로 모든 걸 만들어내는 노론의 영수 홍봉한, 지아비를 배신하더라도 아들은 지키고자 했던 혜경궁 홍씨,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야망을 숨기지 않는 정순왕후, 진정한 군왕을 꿈꾼 사도세자와 아비의 죽음을 목도한 어린 정조 등 실존인물들이 살수인 광백과 무관 황율, 그의 연인 개울과 어린 갑수와 을수 등의 소설 속 캐릭터와 어우러져 한 편의 대하 정치 사극을 만들어낸다.
작가 최성현 소개
드라마 ‘버디버디’의 원작 『버디』를 비롯하여 『창천수호위』 등을 만화가 이현세와 작업하였다. 임광묵의 『교무의원』 등의 스토리를 집필하기도 했으며 2007년 만화 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최근 영화 ‘역린’의 각본을 집필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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