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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528)] 그 남자, 좋은 간호사



그 남자, 좋은 간호사

저자
찰스 그래버 지음
출판사
골든타임 | 2014-07-1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6년간 9개 병원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언론인 찰스 그래버Ch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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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528)] 그 남자, 좋은 간호사

찰스 그래버 저 | 김아영 역 | 골든타임 | 448쪽 | 14,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언론에서는 찰스 컬렌에게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을 붙였다. 하지만 그는 좋은 간호사였다. 병원에 늘 일찍 도착했고, 야간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코드가 울리면 제일 먼저 달려갔다. 정규 간호사 자격증과 전문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유형의 병동에서 일했다. 온갖 장비와 약품을 다룬 경험이 있는 16년 경력의 간호사였다. 종일 근무를 원했으며 주말과 휴일에도 일하겠다고 했다. 그는 분명 좋은 간호사였다. 끊임없는 자살 시도와 환자를 죽인 것만 제외하면.


우리는 찰스 컬렌이 정확히 몇 명이나 살해했는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찰스 컬렌과 관련된 사건의 증거 대부분은 어쩔 수 없이 컬렌 본인에게서 나왔다. 처음에 그는 40명 정도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이 진술에서 컬렌은 몇 명의 이름과 병원, 한 해를 통째로 빼먹기도 했다. 자신이 죽였다고 완벽하게 확신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넘겨짚어 추정하지도 않았다.


이 사건을 잘 아는 전문가들은 실제 피해자의 수가 총 400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숫자를 들은 컬렌은 흡족해 하지도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고 있다. 이 숫자가 정확하다면 찰스 컬렌은 미국 역사상 최대 피해자를 기록한 연쇄살인범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


공식적인 자백에는 첫 직장인 세인트 바나바 메디컬 센터의 화상 병동에서 일한 5년 동안의 피해자가 단 한 명만 언급됐다. 그는 바로 1988년에 살해된 존 옌고 판사다. 하지만 그에 앞서 컬렌은 1987년에 사망한 세인트 바나바의 젊은 에이즈 환자를 첫 번째 살인의 피해자로 언급한 적이 있었다. 이 환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세인트 바나바의 다른 피해자들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온전한 기록은 형사들이 검색한 불완전한 파일과 나중에 창고 책상 서랍에서 발견된 자필 문서 몇 장이 고작이다. 그 자필 문서에는 집중 치료 병동에서 빈번히 일어난 인슐린 과용 사건과 인슐린이 주입된 수액 주머니에 대해 아놀드와 배리가 조사한 사항이 자세히 적혀 있다. 나중에 컬렌은 살인 사건 담당 형사들에게 세인트 바나바에서 표적이 될 환자와 인슐린을 주입할 수액 주머니를 무작위로 골랐으며 일주일에 서너 번 그랬을 때도 있다고 인정했다.


의료 차트가 없고 부검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피해자의 수를 정확히 입증할 수는 없다. 저자 찰스 그래버가 글은 쓴 시점에서 컬렌은 공식적으로 세인트 바나바에서 보낸 5년 동안 살인 한 건과 살인미수 한 건만 저지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는 이후 11년 동안 8군데의 다른 병원에서 일했다. 형사들이 서머셋 메디컬 센터에서 전산화된 의료 차트 전체와 약물 기록을 근거로 하여 신원을 확인한 희생자의 수만 해도 마지막 6개월 동안 16명이었다.


찰스 컬렌이 16년 동안 9개 병원을 돌아다니며 살인 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병원 이미지를 위해 사건을 덮는 데 급급했던 병원 관리자들 덕분이었다. 세인트 바나바 메디컬 센터, 워렌 병원, 모리스타운 기념병원, 리버티 재활 요양 센터, 이스턴 병원, 리하이 밸리 병원, 세인트 루크스 병원, 세이크리드 하트 병원, 서머셋 메디컬 센터 모두 이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에 책임이 있다.


각 병원들이 사건을 제대로 조사했더라면, 관리 잘못을 인정하고 경찰 당국에 빨리 신고했더라면 찰스 컬렌이 다른 병원으로 쉽게 이직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희생자 수 또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컬렌이 거쳐 온 모든 병원들은 발견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았고, 병원의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살인 사건을 덮으려고만 했다. 심지어 컬렌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을 돕기도 했다. 사후 처리 역시 엉망이었다. 어떤 병원에서도 환자 안전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작가 찰스 그레이 소개


'The New York Times', 'The New Yorker', 'GQ', 'Wired', 'New York', 'Outside', 'Bloomberg Businessweek' 등에 기고한 언론인. 해외프레스클럽Overseas Press Club에서 뛰어난 국제 언론인에 수여하는 에드 커닝햄 상Ed Cunningham Award(2011)과 뉴욕프레스클럽 상New York Press Club Prize을 비롯하여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아이오와에서 태어나 매사추세츠 낸터킷 섬과 뉴욕 브루클린을 오가며 살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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