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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590)] 옛 이동통신 봉수

 


옛 이동통신 봉수

저자
최진연 지음
출판사
강이 | 2014-11-30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30여 년간 발품 팔아 찾아다닌 우리나라 봉수 212기삼국시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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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590)] 옛 이동통신 봉수

최진연 저┃리드리드출판(주)┃464쪽┃3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우리 터 우리 혼, 오늘도 팔도가 무사하다 봉화가 전해 주네”라는 타이틀로 『옛 이동통신 봉수』가 출간됐다. 광복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정부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었던 우리나라 봉수가 한 권의 책으로 나온 것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최전방 DMZ의 도라산봉수에서 제주도 오소포연대까지 전국의 봉수대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발로 뛰며 찾아다닌 결과물이다.


이 책에는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것, 쉽게 담아낼 수 없는 것들에 깊은 애정을 갖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 저자가 발로 뛰며 찾아낸 218기의 봉수 사진과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 봉수 218개소 중 멸실된 곳 7개소를 제외한 현존하는 211개소와 봉수의 시원지로 알려진 진해 망산도비문 1개소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이 중에서 유적상태가 절반정도 보존된 곳은 61개소, 담장만 남은 곳이 79개소, 복원된 곳은 71개소다.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둘러메고 접근이 어려운 산봉우리를 찾아다니는 것은 고행의 연속이었다. 등산로가 없어 연장으로 잡목을 쳐내며 길을 뚫고 찾아갔는가 하면, 봉수대에서 짚단만한 구렁이와 마주쳐 혼비백산하기도 했다. 비 내리는 산등성이에서 방향을 잃고 애써 찾아낸 봉수가 멸실되어 허탈해하기도 하고, 험준한 계곡으로 부지런히 몸을 실어나르던 자동차가 추락하는 아찔한 사고도 겪었다. 그러한 피와 땀의 결실로 탄생한 이 책이 봉수의 존재가치에 대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올바른 인식과 봉수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면 그 이상의 보람은 없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조선말에 편찬된 『증보문헌비고』에는 남북한 통틀어 1,150기의 봉수가 축조됐다고 전한다. 이 가운데 남한에는 현재 400여 기의 봉수는 흔적이 남아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 유실되거나 인위적으로 파괴되고 말았다. 유적은 한 번 멸실되면 다시는 원형 복원이 어렵다는 사실도 외면한 채 천편일률적으로 복원해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봉수 앞에서 저자는 깊은 한숨을 토해낸다.


전망 좋은 봉수대는 해맞이 장소로 관광상품화됐고,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이벤트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호국유적인 봉수대 터에 호화판 묘지가 조성된 예도 있다. 그런가 하면 예부터 지금까지 봉수대에 올라 산신에게 고사를 지내며 마을 전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곳이 있어 가슴 찡한 감동을 자아낸다. 과거의 통신수단인 봉수의 존재는 이제 무의미해졌지만, 봉수군들의 예지가 번뜩이던 거화선은 지금 산등성이에 홀로 남아 자신을 찾아줄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다.


저자는 전국에 산재한 봉수를 연차적으로 조사해 원형이 잘 보존된 유적을 우선적으로 선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숲길 따라 등산로를 개설하고 봉수 주변의 잡목을 벌채한 후 역사 유적으로서 봉수를 재탄생시키자는 것이다. 봉수군들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또한 훌륭한 콘텐츠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봉화 올리기, 수마석 던지기 등 그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옛것에 대한 향수와 무수한 이야기들로 가득한 호국유적 봉수가 일반인들에게 한 걸음 성큼 다가가는 데 이 책은 톡톡히 한몫을 해낸다.


한반도 최남단의 섬 제주도, 거친 바다에서 살아온 제주 사람들은 내륙과 또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그들은 속국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인한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섬을 지켰으며, 외세에 물러설 수 없다는 임전무퇴의 각오로 섬 곳곳에 관방유적을 쌓았다. 적의 침입이 예상되는 해안에 진과 장성을 축성하고 내륙에는 읍성을 둘렀다. 그리고 봉수와 연대를 설치해 적선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연기와 불을 피워 성과 진으로 그 정보를 알렸다. 요즘 힐링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올레길 걷기 여행 중에서 연대 답사는 매력 덩어리다. 해안을 따라 이어진 연대는 들길, 산길, 오름길 사이에 접해 있다. 이곳에 가면 역사향기 가득한 제주의 옛적 풍경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작가 최진연 소개


0여 년간 산천을 떠돌며 버려진 성곽, 봉수, 옛 다리 등을 찾아 사진과 글로 담아내고 있다. 1987년 ‘대한민국사진대전’ 대상과 ‘한국사진문화상’을 수상하고 옛 다리와 관방유적 등을 주제로 한 사진전을 15차례 이상 열었다. 이를 통해 우리 터, 우리 혼을 보호하고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2000년에는 여군들의 병영 생활을 다룬 사진전 ‘한국 여군 24시’를 일본 도쿄에서 개최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대한사진예술가협회장, 대한뉴스 화보 사진부장을 거쳐 지금은 데일리안 문화유적 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역사의 흔적 경기도 산성 여행』, 『수원화성 긴 여정』, 『우리 터 우리 혼 남한산성』, 『마음이 머무는 풍경』, 『옛 다리, 내마음속의 풍경』, 『여군 24시』, 『조선왕릉 잠들지 못하는 역사』, 『우리아이 첫 한양도성 여행』, 『우리아이 첫 남한산성 여행』, 『우리아이 첫 조선왕릉 여행』 등이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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