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천은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
[시사타임즈 = 김동진 호남지사 대표] 4월10일 22대 국회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계는 뜨겁게 달궈진 냄비처럼 펄펄 끓고 있다. 국회의원을 한 번 해보겠다는 예비후보들은 사무실을 마련한지도 벌써 한참 되었다. 대부분 거대여야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서 노심초사한다. 정당의 지도자들은 공천이라는 무기로 무장하고 있어 접촉하기도 어렵지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을 알려야 한다는 당위성으로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여 지도부의 눈도장을 찍는 작업에 몰두한다. 군소정당은 50개에 가까운 숫자가 난립하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진입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한다. 그 중의 몇몇은 국민에게 보여주기 식 방법의 하나로 거대야당의 모양을 갖추기 위한 진보적 제 정당을 끌어안는 방법을 사용한다. 여기에 진입한 군소정당은 1,2석의 의석획득에 성공하게 된다. 준 연동형의 작폐로 꼼수라는 별명을 가졌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를 채택하여 선거의 정도를 이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당은 구태여 군소정당을 영입할 필요가 없기에 스스로 만든 위성정당만으로 비례의석을 얻을 것이다.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같은 선거법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제도지만 다수의석을 가진 민주당에서 지난번 선거 때 써먹어 보고 만족스러웠던 것일까. 이재명은 폐지약속을 버리고 고물 덩어리 속에서 이를 다시 끄집어냈다. 아무튼 국민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여야당은 일찌감치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자를 공모했다. 때때로 발표되는 공천자 명단은 희비를 엇갈리게 하지만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가장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들 두 사람은 최후의 공천권자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의 한동훈은 일부 사천 논란이 없지 않았지만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고 그 이후에는 별다른 파동없이 조용하게 끝나가는 눈치다.
반면에 야당대표 이재명은 이른바 친명(親明)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공천 전략으로 지난 정권에서 날리던 인물들의 대거퇴진을 강행하는 느낌이다. 임종석이나 홍영표의 컷오프 결정은 경선이라는 수순조차 주어지지 않는 냉혹함이 눈에 띈다. 그들은 친문재인의 대표적 인물들인데 차기 당권과 다수의석 확보를 자기세력으로만 구축하려는 이재명의 당략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아직 모든 공천자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인 윤곽만으로도 여당은 넉넉한 모습을 보인 반면 야당은 치열한 공천싸움으로 과거의 전적을 그대로 닮았다. 공천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탓할 이유는 전혀 없다. 정권이든 당권이든 권력을 뺏고 빼앗기는 싸움을 통해서 승자가 결정되는 것이기에 여야의 공천경쟁은 오히려 장려할만한 과정으로 보이기도 한다. 다만 그것이 공천권을 가진 지도부의 개별적인 뜻만으로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다. 한국의 정당사에서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이 이른바 지도자다.
당권을 쥐게 되면 그 당의 지도자로 군림하며 상당한 결정권을 행사하기에 주위에 정치쇠파리들이 들끓게 된다. 이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맑은 눈을 가진 지도자는 냉철하게 참모진을 구성하여 아첨 아부배들이 들어앉을 자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반면 오직 자기 권력만을 추구하는 지도자는 자금과 아부에 눈이 멀어 정치의 본질을 잃는다. 이번 양당의 공천문제는 전적으로 그들만의 잔치라고 볼 수 있지만 많은 탈락자들은 불만을 토로할 수밖에 없다. 공천(公薦)이 아니라 사천(私薦)이라는 것이다. 공천이나 사천이나 떨어진 사람들의 분심(憤心)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정당에서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이를 수용하게 된다. 다만 공천이라는 이름은 공정과 상식절차를 제대로 밟은 것이 아니라는 불만을 가진 사람이 너무 많다면 이 또한 낭패다. 그런 의미에서 공천을 버리고 당천(黨薦)으로 추천의 주체를 명확히 하는 게 방안이 될 것이다.
글 : 김동진 호남지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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