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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전남 나주 영암 마한축제에 다녀와서

[칼럼] 전남 나주 영암 마한축제에 다녀와서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지방자치제가 활발해지면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은 각 지방의 특색을 살리는 축제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는 점이다. 축제는 그 지방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자연유산을 살리는 경우도 있으며, 함평 나비축제처럼 전혀 상관없는 테마를 끄집어 내다가 크게 홍보하는 일도 많다.

 

강원도에서는 바다에서 회귀하는 연어축제가 유명하고, 울산지역은 영덕대게를 주제로 삼으며, 충청도에서는 백마강을 중심으로 백제를 회고하고, 전북에서는 전주한옥과 소리축전가 왕성하다. 익산은 서동축제가 있긴하나 겨우 명맥유지만 흐릿하게 할뿐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뜬금없이’ 가야사복원이 대통령의 입에 오르자 고령과 김해는 대가야다, 금관가야다 하면서 대대적인 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이미 사라져 후손들이 잘 모르는 분야도 많지만 학자들의 연구와 지자체 등의 열성적인 지원으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이 발굴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로 생각된다. 이번에 전남 나주와 영암이 공동으로 마한(馬韓) 문화축제를 연다는 소리를 듣고 나는 문화탐방 계획을 실행에 옮겨 기꺼이 이에 동참했다. 마한은 진한 변한과 함께 삼한으로 불리며 기원전에 충청 전라지역에 있었던 소국이다. 이 지역을 신흥 백제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소멸했지만 몇 백 년을 지탱하면서 많은 유물을 남겨 거대한 고분 등이 찬란했던 문화의 흔적을 전하고 있다.

 

방문에 앞서 나는 우리고장의 사적지 탐방으로 익산 미륵사지를 찾았다. 미륵사지의 규모는 당대제일이라는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거대했지만 지금 남은 것이라곤 웅장한 석탑과 당간지주 그리고 주춧돌뿐이다. 미륵탑은 오랜 세월 방치되었던 것을 완전히 해체하여 복원작업 중이다. 1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복원은 전문가의 고증과 역사기록을 참조하며 부서진 돌을 새로운 돌로 완전 접착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하루 빨리 거창한 미륵탑의 위용을 볼 수 있기를 마음으로 희망해 보면서.

 

나주 마한축제 개막식에 앞서 영암 아천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축하음악회에서 수준 높은 베이스와 소프라노의 성악으로 귀를 즐겁게 했다. 아천(我泉)은 정인보선생이 친구인 유혁선생의 당호로 지어준 것을 후손들이 미술관 이름으로 썼다. 마침 미술관 경내에는 독립운동가 유혁선생의 흉상이 조성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그의 탄신125주년 추모식을 거행할 수 있었다. 유혁은 일제에 저항하여 농민운동을 벌이며 사회주의자라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되어 3차에 걸쳐 7년4개월의 감옥살이를 한 독립투사였지만 6.25이후 북녘에서 세상을 떴다. 그런 연유로 보훈처에서는 아직까지 건국훈장을 수여하지 않고 있다. 추모식은 심훈의 시 ‘그날이 오면’을 낭송하여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조선대 오수열교수가 유혁선생에 대한 연구논문을 간추려 추모사에 대신했으며 종손 유수택은 조부에 대한 회억을 되살렸다. 아들 유인학은 어려서 헤어진 아버지를 기리며 오열을 금치 못했다.

 

다음날 마한축제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세마나가 열렸다. 일본 미야자키 공립대학 나가마쓰 아쓰시 교수는 일본 바다의 신앙, 중국 평정산대학체육학원부원장 왕지캉 교수는 중국 용무에 대하여, 목포대 강봉룡 교수는 해양신앙과 해신, 국립민속박물관장을 역임한 한성백제 세계문화유산등재 추진위원회 이종철 위원장은 남해신제(南海神祭)의 민속학적 배경과 문화복원에 대해서 각기 전공을 살린 명 강의를 펼쳤다. 남해신사제는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김봉호 의원이 초헌관을 맡아 엄숙하게 거행되었다. 제물로 오른 커다란 황소머리가 이색적이었다. 어떤 제사나 고사를 막론하고 대부분 돼지머리를 상용하는데 용해신이 버티고 있는 해신제에서는 소를 올려야 하는 것일까. 해신제는 풍랑이 이는 바다를 잠재우고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의 풍어를 비는 제사로 동해 서해 등지에서도 거행되는 민속의 하나다.

 

영암 마한축제 개막식은 땡볕에 거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인규 나주시장을 비롯한 많은 나주인사들과 지방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나주합창단은 품격을 높여줬다. 전동평 영암군수는 진왕으로 등극하여 신라왕으로 참여한 5선 국회의원 경주출신 김일윤 의원, 백제왕으로 분장한 박태권 전 충남지사 등과 함께 외국사절을 맞이하는 엄숙한 의식을 진행하여 많은 갈채를 받았다. 식전행사로 진행된 해신굿은 바다에서 숨진 이들을 위로하고 해신의 노여움을 가라앉히는 의식이다. 널따란 마당을 비우고 중국에서 온 출연자 20여 명이 펼치는 용무는 용솟음치는 힘의 상징이었다. 머리와 꼬리가 혼연일체로 누비는 용무는 중국에서 가장 애용하는 축제의식이지만 앞서 진행된 일본의 고유악기 연주와 결부한 민속의식과는 너무나 대조되었다.

 

이번에 거행된 나주 영암 마한문화축제는 두 지역이 각기 특색을 살리고 협조하여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주민들의 참여도가 어떤 지역보다 많았기 때문에 주최자의 입장에서도 자부심을 갖게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의 역사를 되살려보며 이를 문화적 관점으로 승화시킨 마한축제추진위원회의 노고를 감사히 여기면서 이번 익산마한민속제전위에서 준비하는 백제왕궁 입궁식 행사도 (10월25일)시작을 알리는 초석이니 과한 욕심 버리고 한걸음씩 발전되길 바랄뿐이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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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