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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국정원장을 지낸 원세훈이 또 옥살이에 들어갔다. 똑같은 사건으로 다시 4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것이다. 그가 원장으로 있던 국정원에서 사이버 댓글부대를 운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것도 수십 명이 개입한 게 아니라 수천 명을 동원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이른바 SNS에 올라오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공격하는 진보좌파진영의 대량사이버공격에 댓글로 맞장을 뜨게 했던 것이 선거법 위반 등의 범죄로 사법 처리된 케이스다. 이것은 가장 기초적이고 평화적인 사이버전투다. 이처럼 단순한 사이버 장난질 때문에 학교 폭력이 난무하고 성적인 범가 노골화하는 것을 보면 그 폐해도 적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국가 간의 전쟁양태로 변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기도 어려울 만큼 복잡 미묘한 사태들이 엄습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우리 눈에 띄지 않으면서 물밑에서 엄청나게 소용돌이치고 있음을 모르고 지나간다.
지금 세계는 북한의 핵 놀음에 놀아나고 있다. 손오공이 아무리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놀았다고 하지만 세계의 모든 강대국들이 도토리만한 북한 김정은이 바람을 일으키는 대로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미사일을 쏘거나 핵실험을 할 때마다 단골로 열리는 회의가 유엔안보리다. 여기서는 주로 북한을 경제적으로 옥죄이기 위한 제재방안을 발표한다. 그대로 실행되면 북한경제가 금세라도 마비되어야 마땅한데 김정은은 혀를 내밀며 “나 잡아봐라”하면서 웃고 있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원유공급을 끊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미국의 국방외교 당국자들은 아침저녁으로 최고의 압박과 제재를 다짐한다. ‘화염과 분노’라는 표현으로 평양일대가 금방이라도 화염에 휩싸일 것 같은 냄새를 풍겼지만 그 뿐이었다.
이제는 오히려 북한이 미국을 가지고 논다. 백악관이 박살나는 그림을 방영하고 노골적으로 괌을 포위 공격한다는 시나리오도 사전에 발표할 정도다. 깡패들이 상대를 겁주기 위해서 온갖 협박을 늘어놓는 방법과 똑같다. 누가 먼저 지레 겁을 먹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다. 객관적으로 미국은 최강의 무기로 무장되었지만 가진 것이 너무 많은 나라다. 북한은 상대적으로 가진 것이 없다. 인구도 적지만 인민 알기를 흑사리 껍데기만큼도 존중하지 않는 북한은 잃을 것이 없다. 20여 년 전 영변에서 막 핵개발을 시작할 때 클린턴이 예방공격을 했다면 북한은 반격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재래식공격으로 맞대응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어엿한 핵을 가지고 있으며 장거리미사일로 세계 어느 곳이라도 때릴 수 있게끔 성장했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겁먹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입으로만 최고의 압박을 가하는 이유다. 미국이 종이호랑이 노릇에 그친다면 결국 김정은은 원하고 원하던 핵보유국이 될 수밖에 없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셈이다. 이런 식으로 인도와 이스라엘 그리고 파키스탄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었던 선례(先例)가 있다. 북한이 노리는 핵보유국 지위를 획득하는 순간 그들은 남한의 적화통일에 광분하게 된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미군철수다.
카터는 미대통령으로서 미군철수에 착수했던 사람으로 퇴임 후에도 북한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 미군이 철수한 썰렁한 한국을 원자탄과 미사일로 위협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지금 우리는 이러한 사태를 막아보려고 온갖 애를 쓰고 있다. 사드배치를 반대했던 문대통령이 앞장서 추가배치까지 완료했다. 이것으로 안보는 안심할 만한가.
아니다.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논리는 그럴듯하지만 국제적인 사정이 허락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특기를 살려야 한다. 명분도 있고 수많은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묘법이다. 그것은 한국이 세계에서 제일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IT분야를 살리는 일이다.
세계의 모든 무기체제는 대부분 컴퓨터로 운용된다. 미사일이 정확하게 목표물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컴퓨터로 조정되어야 가능하다. 원자탄을 터뜨리는 것도, 패트리어트나 사드로 미사일을 맞추는 일도 모두 정교한 컴퓨터게임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인터넷을 할 줄 알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삼성과 엘지의 스마트폰이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성가(聲價)로 팔린다. 상용으로는 IT업계를 쥘락 펼락 하지만 이를 군용으로 전환하는 것은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몇째 가는 국방비를 쓰는 나라에서 사이버부대 하나 제대로 운용하지 못한다면 이는 직무유기다. 육해공군 해병대 어느 군에서나 모든 병기운용이 사이버로 통하는데 사관학교조차 이 방면의 교육에는 등한(等閑)하다.
2010년도에 사이버사령부를 설치했지만 전역을 앞둔 소장(少將)을 사령관으로 내보내는 한직구실에 그친다. 600명의 대원으로 구성된 소규모다. 북한은 7000명에서 1만 명으로 대폭 증강시켰다. 북한 해커들이 간혹 우리 은행이나 국방부 등에 사이버공격을 가하여 업무를 마비시키는 것도 공격훈련의 실험으로 생각된다. 중국은 10만명, 공식적으로 군대가 없는 일본도 1000명이다. 미국은 전략군사령부 안에 사이버부대를 배치했다. 미래의 전쟁은 사이버공격에 의해서 승패가 갈라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다른 것 모두 제치고라도 사이버 전문군인을 대거 양성하여 원자탄보다 백배 무서운 사이버로 무장해야 할 것이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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