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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21)] 황산


아멜리 노통브 저 |이상해 옮김 | 문학세계사 |207쪽 | 8,500원

 

『황산』은 1992년 25세에 발표한 첫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천재의 탄생이라는 프랑스 비평계의 찬사와 상업적 성공을 함께 거머쥐었던 아멜리 노통브의 14 번째 소설이다.

 

인간행동 양식에 내재하는 수수께끼나 잔인함과 유머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내곤 하여 국내에서도 많은 마니아 독자층을 지니게 된 노통브는 이 작품에서 간간이 광고를 내보내가며 가장 야만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리얼리티 쇼를 통해 인류의 암울한 미래를 경고하고 있다.

 

사람들을 집단 수용소에 강제 이주시키는 리얼리티 쇼. 희생자들은 주민들 중에서 무작위로 선택된다. 그들의 고난은 TV로 생중계되고, 시청자들이 처형시킬 사람들을 투표로 뽑는다.

 

『황산』을 먼저 맛본 프랑스 문단의 식후 평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썩은 과일 맛으로 표현한 밥티스트 리게르의 평은 다음과 같다. "그녀는 자신의 주장을 펴기 위해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카포들이 죄 없는 희생자들을 괴롭히는 집단 수용소를 상상해낸다. 하지만 최악은 '집단 수용소'에 대한 언론들의 과도한 반응을 비아냥거리며 소위 지식인들의 위선을 고발하는 데 있다. 아멜리 노통브는 어떻게 되나 어디 한 번 때려보라는 듯이 혹은 비평가들을 당황시키기 위해 회초리를 자기 손으로 내밀고 있다. 그녀의 술책은 실패로 돌아갔다. 노통브에게는 씹지 않고 삼킨 썩은 과일들밖에 없다."

 

매년 한 권의 작품을 꼬박꼬박 발표하는 노통브에게 이제는 좀 쉬어도 되지 않느냐는 직격탄을 날린 평자들에 또 다른 일침을 날린 이는 『99프랑』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비평가인 프레데렉 베그베데르이다. 그는 "노통브가 쓴 것은 공상과학소설, 미래주의적이고 반反 유토피아적인 우화다. 밥티스트에게 그것을 비판할 자유가 있듯이, 그녀에게도 그것을 쓸 자유가 있다! 그는 『황산』을 졸작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그녀는 과감하게 우리 시대의 논리를 따르고 있다. 어쩌면 소설의 임무 중 하나는 세상의 종말을 예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황산』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는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종류의 소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픽션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그것이 끔찍한 픽션일 경우에는."이라며 작가를 옹호한다.

 

하지만 아멜리 노통브는 소설 속에서 이미 이 소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창조가 이루어진 다음 신의 임무가 뭐였더라? 그것은 아마도 책이 출간된 다음 작가의 임무와 유사할 것이다. 자신의 텍스트를 공개적으로 사랑하고, 칭찬, 야유, 무관심을 받아들이는 것. 비록 그들이 옳다 하더라도 작품을 바꿀 수 없는데도 꼬치꼬치 작품의 결점을 지적하는 독자들과 맞서는 것. 작품을 끝까지 사랑하는 것."

 

홀로코스트, 노출증과 관음증, 사디즘, 동성애, 시청자들의 허위의식, 지식인들의 위선, 인화성을 띤 많은 주제들이 '노통브표' 밥상 위에 차려져 있다. 이제 그것들이 적절하게 '문학적으로' 잘 버무려졌는지는 독자들의 입맛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작가 아멜리 노통브 소개

 

잔인함과 유머가 탁월하게 어우러진 작품으로 1990년대 프랑스 문학의 독특한 현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잇는 벨기에 출신의 젊은 작가 아멜리 노통브은 1967년에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 베이징, 뉴욕, 방글라데시, 보르네오, 라오스 등지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25세에 발표한 첫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천재의 탄생이라는 비평계의 찬사와 19만부 이상의 판매라는 상업적 성공을 거머쥐었다. 이후 발표하는 작품들마다 대성공을 거두며 프랑스 문단에 확고한 입지를 굳힌 그녀는, 『오후 네시』로 파리 프르미에르상을, 『두려움과 떨림』으로 프랑스 학술원 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도 알랭 푸르니에상, 샤르돈상, 보카시옹상, 독일 서적상상, 르네팔레상을 수상했고, 『시간의 옷』과 『배고픔의 자서전』은 그해 공쿠르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촌철살인적인 대화감각으로 가득한 아멜리 노통의 책들은 지금까지 전세계 31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자칭 '글쓰기광'인 그녀는 현제 브뤼셀과 파리를 오가며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출처=문학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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