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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42)]『명예살인』 슈아드 저 | 김명식 역 | 울림사 | 272쪽 | 11,000원 [시사타임즈 = 한민우 기자] '명예살인'이란 아랍권 국가에서는 간통혐의가 있는 여동생, 누나, 아내를 죽인 남자들의 처벌을 면제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 책은 이러한 명예살인의 대상이었던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처참한 친족 사형의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한 여성이 여성인권 말살의 현실을 고발하는 충격적인 다큐멘터리다. 이 책의 무대는 이스라엘 점령지인 웨스트 뱅크, 즉 요단강 서안 지역이다. 중농의 딸로 태어난 수아드는 여성 멸시와 학대의 전통 속에서 자라 17세가 되었을 때 이웃 청년과 사랑에 빠져 임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남자가 행방을 감추고 수아드의 배가 불러오자 그녀의 부모와 형부는 ‘가문의 수치’라며 집 안마당.. 더보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41)] 안견 성지혜 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96쪽 | 2,000원 [시사타임즈 = 박시준 기자] 『안견』은 조선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몽유도원도」의 내력을 화원 안견의 삶으로 풀어낸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화원 안견과 후견인 안평대군의 우정이 역사를 뛰어넘는 예술작품으로 화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소설에서 재구성된 안견의 일생은 질곡 가득한 예술가의 삶으로 그려지며 이런 개인의 인생 질곡, 시대의 제약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불멸의 지위를 확보하는 예술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몽유도원도]라는 걸작이 탄생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안견의 신산한 삶과 당대의 불안정한 역사가 빚어낸 도원에 대한 동경과 욕망, 중국의 산수화와는 다른 우리만의 산수화를 추구하게 된 창.. 더보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40)]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저 | 문학동네 | 280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이미경 기자] 김영하 작가가 5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검은 꽃』 『퀴즈쇼』를 잇는 ‘고아 트릴로지’의 마지막 작품이다. 스스로 우울 속으로 걸어들어가서 쓴 고아들의 이야기, 커튼을 내린 방안에서 녹음된 빗소리를 들으며 골방에서 써내려간 이야기이다. 그래서일까?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기저에는 슬픔의 덩어리가 몸을 낮추고 한껏 웅크리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독자가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갈 때마다 아주 조금씩 몸을 일으키면서 실체를 드러내고 어느 순간 독자를 슬픔으로 물들인다. 그리하여 독자는 이 슬픔과 한 덩어리가 되고 만다. 눈물 흘리는 장면 하나 없이 이루어내는 슬픔의 미학, 이것을 김영하식 슬픔이라고.. 더보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39)]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 | 이인규 역 | 문학동네 | 160쪽 | 9,000원 『노인과 바다』는 20세기 미국문학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소설이자 지금까지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는 작품 중 하나이다. 거대한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다가 뼈만 남은 잔해를 끌고 돌아오는 늙은 어부의 짧은 이야기가 이토록 오랫동안 읽히며 불멸의 고전으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발표하기 이전까지 전쟁의 상실감, 허무함을 다룬 작품들로 스콧 피츠제럴드, 윌리엄 포크너와 더불어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작가로 불렸다. 그런 그가 오랜 공백을 깨고 만년에 발표한 『노인과 바다』에서는 원숙한 인간관을 바탕으로 기존의 마초 캐릭터가 아닌 실존적 인간이라는 새로운 인물상을 등장시켜 비극적이고 환멸뿐인 삶이지만 인간.. 더보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38)]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모리스 르블랑 저 | 성귀수 역 | 문학동네 | 260쪽 | 12,000원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은 모리스 르블랑이 사망하기 6년 전인 1934년부터 집필된 작품이다. 병색이 짙었던 르블랑은 작품을 완성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41년 폐울혈로 사망했다. 그로부터 55년 후인 1996년, 아르센 뤼팽 연구자 자크 드루아르 교수는 르블랑 가문의 서랍 속에서 반세기가 넘도록 잠들어 있던 타자 원고 꾸러미를 발견해 전설의 미발표 유작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의 정체를 세상에 확인시켰다. 보석 하나 걸치지 않은 수수한 차림새만으로도 우아한 자태와 고상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며 뭇 남성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파리 사교계의 스타 코라 드 레른. 그녀는 문학, 미술, 패션 등 다방면으로 뛰어난 감각을 보이는.. 더보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36)]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넬레 노이하우스 저 | 김진아 역 | 북로드 | 524쪽 | 13,800원 [시사타임즈] 냉철한 카리스마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남다른 직관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감성 형사 피아 콤비가 등장하는 타우누스 시리즈. 이 시리즈로 인기 작가 반열에 올라선 넬레 노이하우스는 그 네 번째 작품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통해 자신이 사는 독일의 작은 마을 타우누스를 배경으로 긴장감 있고 밀도 높은 미스터리를 그려낸다. 작가는 철저하게 사건을 풀어가면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는 형사 캐릭터를 통해 무거운 이야기 속에서도 웃음을 찾을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한 남자가 10년 간의 감옥살이를 마치고 출소한다. 여자친구 둘을 죽였다는 죄목으로 복역한 토비아스는 자신이 정말 살인을 했는지 억울하게 누명을 썼는지조차 알지 못한.. 더보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35)]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저/왕은철 역 | 현대문학 | 560쪽 | 13,500원 『연을 쫓는 아이』는 아프가니스탄의 질곡 어린 역사를 배경으로 부유한 상인의 아들 아미르와 비극적인 숙명을 지닌 그의 하인 하산의 이야기를 그린 성장소설이다. 주인공 아미르가 어린 시절의 과오를 바로잡으며 자기고백을 통해 치유와 구원에 이르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아프가니스탄의 하늘에 색색의 연이 춤추는 날, 소년 아미르의 마음에 죄의식이 자리한다. 아미르는 형제 같은 하인 하산이 시달리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다리가 움츠러들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괴로워서 그를 억지로 멀리했다.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는 아미르의 모습은 오히려 건전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더보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34)] 도깨비불 피에르 드리외라로셸 저 | 이재룡 역 | 문학동네 | 204쪽 | 10,000원 전후 프랑스 불안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드리외라로셸의 걸작. 드리외라로셸은 제도와 관습, 물질만능의 자본주의를 거부하며 글과 행동으로 현실에 적극 참여한 전후 예술가이다. 이차대전이 발발하자 갈리마르 출판사의 문예지 『신프랑스평론』을 총괄하는 지위에 오르며 독일에 협력했으나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전쟁이 끝나는 1945년 음독자살했다. 『도깨비불』은 전후 파리 사교계에서 마약과 기행으로 악명을 떨치던 다다이스트이자 작가의 친구였던 자크 리고를 모델로 삼은 소설 「도깨비불」과 리고가 자살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고 쓴 글 「잘 가라, 공자그」를 함께 묶은 작품이다. 정치 혼란과 경제공황을 겪던 1920년.. 더보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33)] 기발한 자살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저 | 김인순 역 | 솔 |344쪽 | 9,500원 『기발한 자살 여행』은 살인은 단지 100여 건인데 비해 매년 1500여 건의 자살이 일어나며 많은 사람들이 알코올중독에 시달리는 우울한 나라 핀란드를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현재 핀란드 사람에게보다 한국 사람들에게 더 절실한 소설일지 모른다. 이미 한국은 핀란드 못지않게 ‘우울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인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가운데 최고라는 통계가 보도되며, ‘자살’이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자살자는 1만1523명. 하루 평균 32명이 목숨을 끊었다. 또한 한국은 알코올중독에 시달린다.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알코올 상습자이고 적어도 200만.. 더보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32)] 웃음(전 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이세욱 역 | 열린책들 |437쪽 | 각권 11,800원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이다. 범죄 스릴러, 유머집, 역사 패러디의 속성을 혼합적으로 갖고 있는 독특한 작품. 작품의 중심 소재는 유머의 생산과 유통이다. 유머는 그러나 이 작품에서 단순한 소재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유머는 이 작품의 배경이자 화두인 동시에 작품의 결을 만드는 화법이며 형식 그 자체다. 작품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농담을 지향하듯 발랄하고 유쾌하게 달려간다. 이야기는 한 코미디언의 의문사에서 시작된다. 프랑스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연예인 1위, 「국민 개그맨」 다리우스가 분장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분장실은 문이 안으로 잠겨 있었고 침입의 흔적조차 없다. 유일한 단서는 그가 사망하기 .. 더보기